[기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검색 입력폼
기고

[기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김준철 전남도 일자리경제과장

김준철 전남도 일자리경제과장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되었다. 전남지역에서는 총 5342억원이 지급되었고 지급율은 99.32%에 달했다. 사망자, 소재 불명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도민들이 소비쿠폰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민들은 가족과 함께 모처럼 식사를 하거나, 그동안 자녀들에게 못 사준 옷 한 벌을 사주고, 친구들과는 삼겹살을 안주 삼아 술자리를 가지는 등 활발하게 소비했다.

도민들의 소비활동이 시작되자 얼어붙었던 지역 상권에 점차 온기가 스며들었고 오랜만에 늘어난 손님 덕분에 소상공인들은 “숨통이 트인다”라며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움츠러들었던 서민경제가 소비쿠폰을 계기로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소비쿠폰은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성과분석이나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아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이 0.7% 반등하고 나서, 소비쿠폰이 지급된 이후 3분기에는 성장률이 1.2%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지역의 경제효과는 일부 시군과 농협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급액의 약 2.5배의 경제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사용처별로는 음식점 29.2%, 편의점·슈퍼·마트 29.0%, 의료·보건 7.1%, 카페·베이커리 5.8% 순이었으며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쿠폰이 도민들의 삶에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는, 소비쿠폰 사용기간이 끝나는 11월말 이후에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해 봐야 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소비쿠폰이 계속 지급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다. 필자는 지속적인 지역경제 활력과 고용유지를 위해 도민들의 현명한 소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수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서민에게 일부 환원해 지역 골목상권에서 소비를 유도한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은, 지역중심 소비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된다는 사실을 실증한 정책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전남은 전국에서 대표적인 농수축산물을 생산지다. 필자가 소상공인 팀장을 할 때 모 대형마트를 방문해 지역생산 쌀과 타 지역 쌀의 진열 비율을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쌀은 이천쌀 등 타 지역 제품이었고, 전남산 쌀은 몇 가지에 불과했다. 매일 밥상 위에 오르는 밥 한 그릇조차 우리가 직접 생산한 식량이 아닌데, 어떻게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겠는가? 라는 고심을 했던 적이 있었다.

2022년 기준 전남지역의 지역내총생산이 96조 2000억원에 달했지만 이중 32조 2000억원이 역외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내총생산의 3분의 1이 유출된 것이다. 도민들이 일상속에서 소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본 유출이 줄고, 지역 내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밥 한끼와 같은 적은 소비라도 골목식당을 이용하는 등 지역 상권에서 이루어진다면, 늘어난 매출은 원자재 구매와 생산을 거쳐 다시 소비로 돌아가며, 건강한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결국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비가 지역 소득으로 환원되고, 그 힘이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든든한 뿌리가 되는 것이다.

전남도는 소비쿠폰 지급 과정에서 소비처가 부족한 면 지역과 일부 읍 지역의 하나로마트 사용처 확대를 중앙정부에 요청했고, 그 결과 도민 편의가 크게 향상됐다. 덕분에 읍·면 지역 주민들도 가까운 하나로마트에서 손쉽게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어, 정책 체감도가 한층 높아졌다.

아울러 교통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찾아가는 소비쿠폰 신청 서비스’를 전면 시행했다. 도민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가까운 장소에서 손쉽게 신청·발급받을 수 있었으며, 고령자와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도민에게는 담당 공무원이 직접 거주지를 방문해 지급함으로써 행정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전남도는 1차 소비쿠폰 지급률에서 전국 1위를 달성했고, 2차 소비쿠폰 역시 도 단위 지급률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도와 시군의 공직자들이 할 일이다. 하지만 도민들은 노동이나 사업의 대가로 얻은 수익이 지역내 재투자되어 지역경제 성장과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작지만 사소한 소비활동이라도 지역상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역순환경제의 시범모델이다.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