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남시론]에너지와 서민복지 배양자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holbul@gwangnam.co.kr |
| 2016년 08월 29일(월) 19:10 |
날씨관련 기상청 자료를 찾다보니 1994년 여름과 2016년 여름을 많이 비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상관측을 실시한 이후 올해 이전에는 1994년이 가장 무더웠다고 했다. 올해 낮 최고기온이 35도가 넘는 폭염일수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1994년의 연속 폭염일수를 넘어섰다.
기상청도 예보가 어려운 날씨가 이어져 날씨예보에 체감온도도 함께 표시하기 시작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폭염을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한다. 기상청자료에 의하면 올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가 작년의 2배에 이르고 이중 사망자도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사회적 비용전망을 향후 60년 동안 5조7700억원으로 추계하고 있다. 이제 폭염대응은 어느 개인이 예방하고 주의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고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시스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올해 폭염기간 동안에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던 일 중 하나는 전기요금의 문제였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더 덥게 했던 것들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관련기관이 한 행위들이 수년간 개선하겠다는 말만 있었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날씨에 사람들은 산과 들과 바다를 찾기도 하고 갖가지 피서법을 찾아보았지만 여의치 않아 자연 에어컨을 찾게 되었다. 고층에 사는 사람들조차 ‘여름에도 앞뒷문 열어놓으면 선풍기도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올해는 다르단다. 그러니 평상시 1~2시간 정도의 에어컨이면 더위를 식힐 수 있었는데 올해는 잠자는 시간까지 에어컨이 없다면 잠을 잘 수가 없는 날씨였다. 특히 어르신들이나 임산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24시간 내내 일정온도로 조절이 필요하다. 이렇게 많이 쓰고 나니 불현듯 ‘전기요금, 어쩌지!’ ‘폭탄 맞겠다’ ‘요금체계가 많이 쓰면 요금단가가 훌쩍 뛰는데’ 하면서 전기요금 부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정용 전기요금체계는 전기를 많이 쓰면 쓸수록 많이 내는 체계로 등급 간 11.7배를 더 내도록 돼 있다. 그래서 여름에 선풍기만 튼다면 2만원 정도의 요금이 에어컨을 틀면 15만원 정도가 나온다 해 전기료 폭탄이라는 말도 있다.
전기요금의 책정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의하면 43년 전인 1973년 석유파동 시 에너지 다 소비층에 대한 소비절약 유도와 사회적 취약계층인 저소득층 보호를 위해 시행했다고 한다. 아울러 가정용 이외는 업무의 효율화와 전기요금 변화에 따른 사업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해 누진제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43년 전 우리사회는 전기제품의 보급이 어느 정도였을까? 에어컨만 본다면 1968년에 국내에서 최초로 생산되기 시작했으니 에어컨의 보급은 일반화가 되지 않은 시기였다. 2016년 현재는 건물 건축 시 설계에 아예 에어컨을 내장해 건축하고 있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누진제 요금을 시행한 것은 43년 전의 사회에는 맞는 일이지만 2016년 오늘의 사회는 냉방에너지의 생활화시대에 살고 있다. 자동차, 주택, 사업장 모두 적정온도 유지를 위해 냉방에너지 사용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회가 됐다. 이는 기후변화 등에 맞춘 사회 환경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올해 처음 논의하고 경험한 것은 아니다. 국회가 2001년부터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가 국민들에게 고통을 겪게 하는 한 요인 중 하나라고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합리적인 요금체계를 검토만 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에너지이다. 여름에는 냉방에너지 겨울에는 난방에너지이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정책을 입안하고 이슈화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난방에너지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는 고귀한 생명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전기요금을 못 내서 촛불로 어둠을 밝혔던 한 가정이 화재가 나서 어린 소년가장과 할머니가 돌아가셨던 적이 있다. 전기장판도 이용할 수 없어 안방에 비닐을 쳐서 한기를 막았지만 촛불이 넘어져 화재가 난 것은 막을 길이 없었다. 이것은 전기요금은 일정기간 납부하지 않으면 단전한다는 전기요금 약관에 의해 생명을 잃게 된 사례 중 하나이다. 이후로 한국전력은 겨울철에는 단전을 하지 않기로 했었다.
이처럼 난방에너지는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돼 있고 생명과 연계된다고 직시하지만 냉방에너지에 대해서는 그런 인식이 아직 미흡한 것 같다. 43년 동안 우리경제는 세계가 놀랄 만큼 눈부신 성장을 하였건만 국민의 복지, 서민의 복지인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배려는 없었던 것 같다. 에너지와 서민복지는 국민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충분조건 중 하나이다. 지금껏 에너지 정책은 국가산업발전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강요해 왔다면 이제 국민의 복지를 위해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날씨가 서늘해진다고 해서 지난 여름의 악몽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국정최고 책임자까지 나서서 누진제전기요금의 문제를 논의 대상으로 삼았으니 국민들이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 개선이 조기에 이루어져 국민들이 전기폭탄의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광남일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