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촛불국민은 외교·통일철학이 분명한 대통령을 원한다

정영재 광주평화재단 대표

광남일보@gwangnam.co.kr
2017년 04월 10일(월) 19:30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지난 6~7일 미국에서 열렸다.

혹시나 사드배치를 중단과 함께 동북아 평화환경 조성을 위한 단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지만 양자회담은 결국 그들만의 이해관계로 끝났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주도권을 가지고 적당히 싸우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역사적 범죄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왜 그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걸까?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바라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은 핵무기 선제사용 계획을 세웠고, 제주에 해군기지를 만들고, DMZ에 정찰드론을 띄우고, 사드를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은 어떠한가? 미국의 일련의 움직임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수단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정작 미국에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사드문제를 앞세워 한국에게만 으름장을 놓으며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전쟁과 폭력으로 먹고사는 반 평화적인 전형적 제국의 행태이다.

사드배치로 우리나라는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적대국이 되어가고 있고 나아가 동북아에 군사적 대결을 격화시키고 남북의 평화와 통일에도 거대한 장벽을 쌓고 있다.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국민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고 중국 또한 경제적 보복조치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대북관계에서도 제재와 압박 강화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길을 열어 가야 할 것이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안보통일의 정책전환을 이끌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선 유력후보인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의 사드배치 관련 입장에서도 답답함이 느껴진다.

안철수 후보는 작년 7월 박근혜정부의 기습적인 사드배치발표 이후 자주 말을 바꾸어 왔다. 사드논란 초기에는 사드가 이념논쟁이 되면 안 되니 국민투표, 국회동의가 필요하다거나, “사드는 우리나라 방어체계 솔루션 중 하나인데 이것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처럼 덮는 게 큰 문제”라는 등 사드배치 강행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랬다가 보수진영의 반기문, 황교안 카드가 무위로 돌아가는 시점과 때를 맞춰 슬그머니 중국의 대북제재여부를 핑계 삼아 조건부 사드배치를 제시하더니 급기야는 국가 간 합의를 뒤집을 수 없고 미국과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완전 찬성으로 돌아섰다.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의당 입장과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뜻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당론도 변경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정당은 없고 후보만 있다.

더블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역시 모호하고 어정쩡한 태도로 비춰진다. 사드배치 결정을 차기정부로 넘겨야 하고, 차기정부가 외교적 노력과 국회비준동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는 눈앞의 위기만 일단 넘기고 보자는 임기응변, 더 나아가 철학과 소신이 불분명한 가운데 사드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에만 치우치는 기계적 입장이 아닌 지 의문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평화협정 체결 등 차기정부가 감당해야 할 평화통일 정책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선 유력 후보인 두 사람의 안보정책을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외교, 통일정책과 관련하여 자신의 말을 상황논리로 번복하는 지도자가 엄혹한 한반도 평화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겠는가?

아시아는 지금 한미일 해양세력이 중국 봉쇄전략을 펼치면서 협력시대가 아닌 패권경쟁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로서는 한미 동맹을 통한 북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중국과 사드 문제를 관리해 나가면서, 무엇보다 한국 스스로의 대북 영향력을 배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일시적이 아닌 꾸준한 노선으로 소신 있게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통일의 원칙과 철학이 분명한 지도자를 보고 싶다. 원한다.

누구를 적으로 돌리자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공존을 바라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우리의 노선을 말하자는 것이다.

대통령은 취임할 때 아래와 같이 선서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촛불국민은 강대국의 눈치를 살펴가며 외교적으로 연명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분명한 철학이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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