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황금연휴와 맞벌이 가정

배양자 동신대 사회복지과 교수

광남일보@gwangnam.co.kr
2017년 05월 01일(월) 19:33
지난 주말부터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길게는 11일 짧게는 5~7일의 연휴를 즐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금연휴(5월 3일에서 7일)를 즐기려는 인파는 한국교통연수원의 교통수요조사에 의하면 3170만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635만명으로 평상시 329만명과 비교하면 93%가 증가한 수치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고속도로를 비롯한 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도 420여만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여행객의 급증으로 예상되는 터미널 혼잡과 주차난 해소를 위한 특별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황금연휴는 모처럼 내수경제 활성화의 한 장도 예측된다. 이에 지역마다 지역을 알리면서 관광객의 지갑을 열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다.

이렇듯 황금연휴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기대감은 매우 높지만 중소기업, 자영업 등 납품기일 준수를 위해 휴무를 할 수 없는 곳도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을 대상으로 5월 임시 휴무계획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이상 쉰다’는 기업은 54% 였으며 ‘하루도 안 쉰다’가 30.4%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 직원의 10명 중 3명은 5월 샌드위치 데이에 하루도 못 쉰다는 것이다. 임시 휴무를 계획하는 회사도 ‘하루 쉰다’는 회사가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처럼 11일을 쉴 수 있는 중소기업은 4%에 불과했다. 당연히 쉴 것으로 알고 있는 공휴일조차도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근무하는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이었고 석가탄신일인 3일에도 4분의 1이 근무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그나마 어린이날은 11%만 근무해 그 중에 나은 편이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에도 50%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를 못 쉬는 이유는 ‘납품기일 준수를 위해’가 33.3%로 나타났고, ‘일시 가동 중단으로 생산량,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까봐’가 29.2%였다.

대기업의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쉴 수 없는 시스템 상의 문제를 대기업에서 납품기일 연장 등의 제도화를 통해 중소기업 근로자도 황금연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근로자나 자영업을 하는 워킹맘인 경우에는 황금연휴는 즐기는 연휴가 아닌 고민연휴이다. 황금연휴기간에 아이들의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이 방학처럼 내리 쉬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회사는 쉬지 않는 데 아이들은 방학이니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고등학교 교사로 있는 필자의 둘째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어떡하지!”, “왜?”, “근로자의 날 어린이집이 쉰대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이에요. 엄마! 학교 안 쉬지요?”, “응! 우리 학교도 안 쉬는 데 수업해야 하는 디~”.

정말 막막한 일이다. 부부교사인 딸 내외는 둘 다 쉴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고민에 잠겨있단다. 고민 끝에 엄마가 연차를 내겠다고 하고 마무리를 지었던 적이 있다.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 집에서는 워킹맘들을 위해 수요조사를 했다고 한다. 꼭 보내야 할 사람은 도시락, 간식을 싸서 보내라는 안내장과 함께 말이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그 순간 고민에 빠지게 된다. 도시락과 간식을 싸서 보낼 것인가, 아님 친척 집이나 아는 사람을 찾아서 맡길 것인가를.

연휴기간 동안의 등원 수요조사 자체가 압박 아닌 압박으로 다가왔단다. 그래서 차라리 먼 친척이라도 수소문해 맡기는 편이 편하다는 쪽으로 결론은 내기도 한다. 한 워킹맘은 “왜냐면 실제 가는 애들이 많지가 않아 내 애만 보내게 되면 미안함이 있고 내 애만 가서 평상 시 프로그램도 하지 않는 데 하루 종일 기 죽어 있을 것 같은 잔걱정이 많다”고 했다. 또 도시락, 간식 준비 등은 덤으로 봐 주는 것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남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단다. 또 다른 워킹맘은 등원 수요조사 때 2일과 4일에 등원시키겠다고 써서 보냈더니 “그날 어머니 자녀만 나온다. 혹시 아이 봐줄 사람 없느냐?”고 은근한 압박을 받은 적이 있고 고백했다.

아이들 맡기는 부모는 선생님 눈치 보는 것이 당연한데 이는 아이를 보내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남도의 경우 어린이집의 긴급보육을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는 780곳을 5월 9일 대통령선거일에는 421곳의 어린이 집이 운영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전남도의 전체 어린이집은 1242곳 가운데 1일에는 62.8%, 9일에는 33.3%가 운영되는 셈이다. 수요조사에 의해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결과에 근거하면 대통령선거일의 경우 50%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 대비한다면 어린이집의 실제 운영에는 괴리가 있다.

이처럼 황금연휴를 이용해 가족여행계획을 세워 즐기는 가정과 맞벌이 가정, 중소기업 근로자, 자영업자 등 황금연휴를 누릴 수 없는 가정에 대한 특별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장미대선은 1970·1980년대의 워킹맘의 영향도 매우 크다 하겠다. 엄마가 빠진 유치원, 어린이집 정책으로 유권자의 지지향방이 달라지는 선거문화의 변화까지 가져왔다. 출산, 보육, 교육, 인권, 일자리의 이슈에 엄마를 중심에 놓을 것을 요구하며 이들 정책들이 구호에만, 선언적 의미만 담아내지 말고 실제 현실을 고려한 진지한 담론이 형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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