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생활모습이 도시경쟁력이 되고 있다

조용준 조선대학교 명예교수

광남일보@gwangnam.co.kr
2017년 06월 12일(월) 19:35
지난 1998년 유럽공동체는 21세기 도시 지향 목표로 10가지를 선정했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도시특질의 존속이었다.

그들은 도시특질은 그 자체가 도시자원으로써 경제적 번영에 공헌한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 튜어리즘 시대에는 도시특질이 도시매력으로써 도시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아테네를 시작으로 매년 1~2개의 도시를 문화도시로 지정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도시특질의 존속을 위함도 있다.

도시특질이란 다른 도시와 차별화 할 수 있는 특별한 기질이나 성질로써, 도시의 다양한 정체성을 만드는 일종의 도시 잠재력이다.

사회적 규범으로 정착된 행태, 관습, 가치관 등이 만든 다양한 생활행태의 모습이다. 이는 도시 지향성이 건축이나 도시 등의 형태 중시에서 생활모습 자체의 행태 중시로 변화돼 감을 의미한다.

이 같은 지향성 변화의 이면에는 고속 이동·고도 정보사회 도래와 함께 국경을 넘는 교류와 여행의 보편화가 있다.

특히 여행이 그간의 웅장한 역사적 자산 관람 등의 지식 습득형에서 벗어나서 가벼운 경험이나 가족과 단란한 휴식 등의 힐링형이 되면서 생활모습 자체가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생활모습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관습과 습관이 되고 생활 문화가 되는데, 한번 사라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그러면 우리 도시들은 어떠할까? 50여 년 전의 도시특질이 지금의 도시에서도 볼 수 있을까?

우리 도시들에서 개발이나 현대화라는 명분 아래 많은 도시특질이 사라져 갔다. 특히 재개발 사업은 개개 단독주택을 결합하는 골목길을 파괴하면서 동네의식을 만드는 생활모습이 사라지게 했다. 또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위압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도시공존 법칙의 배움도 사라지게 했다.

더구나 골목길은 공적 성격이 강한 서구와는 달리 집단성을 만드는 반공적 장소로써, 현대 도시에서는 멋스러운 관광자원이 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뿐만 아니라 이웃사촌을 만드는 거주방식이나 ‘우리’라는 삶의 모습도 볼 수 없게 했다. 또 전통시장이나 상점가도 현대화나 정비라는 명분 아래 오래 동안 지속 돼 문화로 정착된 생활모습을 사라지게 했다.

유럽공동체가 “글러벌한 경제만으로 도시사회의 안전이 얻어지지 않는다. 도시경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에 뿌리내리는 소규모 비즈니스 군의 개발을 촉진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한 것도 뿌리 내린 이곳만의 생활자체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도시들은 외부자본에 의한 대규모의 판매시설들이 입지하면서 각본없이 이루어지던 흥정과 만남, 비일상적 이벤트 등도 사라져 갔다. 심지어는 자동차를 위한 도로 신설이나 도로 폭의 확대에도 기능적이고 경제적 가치관이 지배하면서 다양한 도시특질이 사라져 갔다.

특히 자동차가 도시를 지배하고, 거리가 주차장화 되면서 거리에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없게 했다.

도시에서 다양한 특질이 무시되면 도시는 감흥과 흥미 대신에 단조로움, 범죄, 고독, 몰개성의 지배와 함께 도시매력도 잃게 된다.

도시특질의 파괴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크지만 도시개발 관련법이나 정책의 책임도 있다. 도시개발관련법이 도시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기능적이고 경제적인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문화로 정착된 생활 모습이 사라져 갔다.

특히 도시개발 관련법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해결선상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면서 도시의 다양한 특질이 많이 사라져 간 것이다.

이제는 도시 특질이 사람 중심의 삶 문화를 지속하게 하고, 관광자원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만든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도시재생도 당연히 생활 모습 등 도시특질의 존속에 관점을 둬야 한다. 그래야 활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또 지나간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공동체적 의식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제 근대 도시계획 사조에서 벗어나 도시특질 중시의 새로운 도시관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매력 있는 사람 중심의 국제도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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