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화목하고 즐겁게 보낼 명절매너와 에티켓

위인백 전 광주여자대학교 교수

광남일보@gwangnam.co.kr
2017년 09월 25일(월) 19:03
우리의 고유명절문화도 갈수록 새롭게 바뀌어 가고 있지만 대부분 만남의 기쁨 속에서 친척 간에 기본예절을 지키며 즐겁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공동체의 생활교육이 따르므로 시대와 세를 이어온 명절문화는 유지돼야 한다.

이번 주말부터 민족대명절인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이번 추석은 예년에 볼 수 없는 긴 연휴라 국내외로 여행도 하겠지만, 친족 간의 만남을 기대하는 반면, 명절후유증을 고민하는 측도 상당할 것이다.

필자는 나만의 시간으로 지난날을 반추해볼 명상의 시간을 갖고자 단식을 하면서 즐겁고 화목하게 보낼 명절의 기본적인 매너와 에티켓을 생각해 본다.

민족고유의 명절엔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조상에 대한 차례를 모시고 오붓한 정을 나누면서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즐겁고 정겨운 명절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지나친 차례형식으로 많은 주부들은 물론 청소년들까지도 명절 스트레스를 하소연하고 있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어떤 연유이든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적으로 멍들지 않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북돋아주는 명절문화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서양 사람들은 명절 때 만나도 별다른 갈등 없이 대화가 진행되고 화목하게 분위기가 유지되는 반면, 우리문화는 오랜만에 만났을 때 부적절한 대화를 해 가족 간의 심기가 흐트러지는 경향이 종종 있다.

서양에선 가족 간이라도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간섭하는 말을 하지 않는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는 반면, 우리는 가족이니까 서로 이해하겠지 또는 상대를 생각하고 하는 말로 착각하고 자신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가뜩이나 힘들어 하는 청년·학생들에게 ‘수능 잘 봤니’ ‘어느 대학에 다니니’ ‘직장은 구했니.’ ‘결혼은 언제할 거니’ 라는 등 마치 심문하거나 추궁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질문을 무턱대고 하기 보다는 좀 더 공감어린 대화의 방식으로 다가설 필요가 있다.

굳이 질문을 해야 한다면 ‘이번 수능이 어려웠다는 데 넌 어땠니.’ ‘직장 구했니.’ 보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취업하기가 힘든데 너도 힘들지’ ‘결혼 언제할거니’ 보다 ‘요즘 좋은 사람 만나고 있니’ 등의 대화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인사말로는 ‘요즘 잘 지내니’ 보다 ‘요즘 재밌니’ ‘요즘 어떠니’ ‘좋아요 응 너는, 예 좋아요 댁은요’ 등과 흔히 웃어른께 하는 식사하셨나요? 보다 ‘요즘 건강 어떠세요.’ ‘요즘 즐겁게 보내십니까?’ 라는 인사말도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고생한 주부들에겐 반드시 수고했다는 인사를 잊지 말아야 하며, 아이가 넘어져 울면 ‘내가 거기서 놀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니.’ 보다 ‘어머나 다친 곳 없니 아프겠구나.’ 가 되어야 이게 바로 공감의 본질이고, 공감은 원만한 대화 뿐 아니라 인간관계를 형성해 가는 좋은 방법이 된다.

우리사회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수평보다는 수직적인 관계로 이루어졌다.

상하를 중시하는 수직적인 인간관계는 그 사회에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윗사람의 간섭에 아랫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심리적 저항감이 생기는 건 이 간섭들이 그 순간의 말 뿐이고 스트레스만 줄 뿐 실질적으로 본인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나 더 유념할 것은 견해가 다를 수 있는 종교나 정치 같은 소재의 대화는 피하면서 상호 공감할 수 있는 대화여야 한다.

소통과 공감이 잘되는 집안일수록 웃음꽃이 피고 사회도 밝아진다. 대화가 단절되고 공감이 적은 집안은 분위기도 얼음장 같다.

즐거운 명절을 맞아 한번쯤 매너와 에티켓을 생각해보면서 가족과 이웃 간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정겹고 화목한 명절로 우리 사회가 더욱 밝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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