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 '퇴임' 조용진 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정부지원법 제정 보람…첨단산업으로 키워야"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
2022년 07월 10일(일) 18:52 |
![]() |
조용진 한국광산업진흥회 제5~7대 상근부회장 |
조 부회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1977년 광주시 8급 기계직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시청 공보관, 환경녹지국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거친 후 2013년부터 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해 왔다. 중앙부처, 지자체 및 산업체와의 두터운 인맥으로 광융합 발전 정책 마련과 광융합산업 제2의 도약의 기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재임기간 동안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법’ 제정에 앞장서 국내 광융합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법적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광주 광산업을 이끌었던 주요 과정과 ‘인생 3막’을 여는 소회 등을 들어봤다.
-지난 9년3개월간 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했는데 소회가 남다를 거 같다.
△공직자로 살아오던 제가 산업계에 와서 국가 산업 발전과 광융합 분야 기업들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퇴직을 한다고 하니 ‘인생이란 1막, 2막, 3막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막은 광주시청에서 근무한 공직생활이었고, 2막은 한국광산업진흥회에서 보낸 시간이었다. 이제 인생 3막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과를 남기고 명예롭게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진흥회 회장님과 직원분들, 광융합 기업체, 산업부 및 광주시 등 많은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8급으로 시작해 시 기획관리실장에서 진흥회 상근부회장이 되기까지 과정이 궁금하다.
△1977년 8급 기계직으로 공직에 입문해 32년간 광주시에서만 근무하면서 공보관, 환경녹지국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까지 오른 몇 안되는 ‘토종 공무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시청 근무 당시 광주위생매립장과 상무소각장, 동곡동 음식물자원화시설, 무등산 중심사지구 환경 복원 사업 등 굵직한 시 사업을 해결하는 등 ‘집단 민원 해결전문가’로도 통했다. 저는 집단민원, 특히 혐오 시설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대 주민들과 동고동락을 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공직 생활을 했다. 지난 1998년 폐기물관리 과장때는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사업을 진행, 해당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제가 지방 공무원에서 국가직 일반고위직까지 승진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박광태 시장을 비롯해 많은 공직자분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추진성과는.
무엇보다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법’을 제정시켜 국내 광융합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를 근거로 진흥회가 산업부로부터 ‘광융합발전 전담기관’으로 지정받았고 광융합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조직 운영측면의 성과도 나름의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취임 초기 불과 10여 명이던 직원을 30여 명으로, 30억원 정도였던 예산을 100억원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이는 외형의 확대에 그친 것이 아니라 신바람 나는 직장으로 만들고 내부 역량을 10배 이상 강화시킨 혁신적 변화라고 본다.
지역 단위 및 공공기관 대상 LED 조명 보급 민자사업을 발굴 및 추진했던 것도 성과 중 하나다. LED 조명 보급사업을 통해 국내 LED 보급률 향상뿐만 아니라 진흥회 사무국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직원 복리후생 증진 등 두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했다.
![]() |
![]() |
조용진 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이 지난 8일 진흥회 3층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9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
△광산업은 어디로 가야 할까? 어떠한 돌파구가 필요할까? 라고 스스로에게도 물어보고 기업들에게도 물어보았다. 그렇게 찾은 답이 현장이었다. 많은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위탁체제로 운영하던 해외 바이어 관리를 직영체제로 전환했고 전 세계에 21개의 해외마케팅센터를 운영했다. 또 해외 빅바이어 DB 구축을 통해 진성 바이어 발굴·관리로 체계적인 마케팅 지원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밖에도 진흥회 3층 세미나실에 ‘365 비대면 종합상황실’을 마련, 국내 기업과 실질 구매력을 갖춘 해외 바이어 또는 해외마케팅센터장을 매칭해 진흥회와 함께 화상회의에서 기업들의 수출판로 확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1층 홍보관도 기능을 개편해 인력양성 교육장을 설치, 신규 인력 및 재직자 전문 교육을 실시해 전문인력 양성 및 구인구직 매칭에 노력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와 광주시로부터 광전자부품 분야 인력 양성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었다.
예산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일반회계 예산인 차세대ICT 융합 및 에너지 효율화 국제 경쟁력 강화 지원사업, 광융합 생태계 기반 조성 사업, 광융합 글로벌 보급 지원사업 등 150억원의 신규 국비사업을 발굴해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종합적인 지원을 비롯해 사업화 컨설팅, 기술·인력 확보, 수출 마케팅 등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해외전시회를 기업 맞춤형으로 추진한 배경은.
△2013년 취임 당시 국내 광관련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참가하고 있는 해외 전시회가 3~4개 정도에 불과했고 참가 기업 또한 5개 미만으로 해외전시회에 대한 실효성이 제기됐다.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시회 참가준비를 개최 4~5개월 전에 하고 기업 수요 조사 없이 해외 전시회를 나가는 한편 홍보 또한 많이 부족했다.
이에 전시회 개최 1년 전에 기업 수요 조사와 기업 모집, 사전 부스 예약에 따른 선호도가 높은 부스 위치 선점 등 기업 맞춤형 해외전시회 참가 전략과 체계를 확립했다. 뿐만 아니라 전시회 개최 전·후에 참여 기업과 해외 바이어간에 정보 교환을 위한 사전·사후간담회를 3~4회 개최해 많은 매칭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국제전시회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미국 광통신 전시회(OFC), 유럽 광통신 전시회(ECOC), 싱가포르 아시아 정보통신박람회(Communic Asia), 독일 건축조명박람회(Light Building), 미국 광학 전시회(Photonics West) 등 유망전시회의 경우 신청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부족해 아쉬움이 있다.
-재임 중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광융합 분야 조합육성사업과 전문인력양성사업 등을 위한 ‘광융합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지 못하고 떠난 게 아쉽다. 법적근거가 있는 만큼 정철동 회장을 중심으로 새로 부임하는 상근부회장과 직원 모두가 하나 돼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에 정부 및 광주시에서 광융합 산업, 진흥회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진흥회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 직원들과 함께 나눴던 지난 시간들이 영화의 한 장면들처럼 스쳐 지나간다. 직원들과 동고동락했던 9년 3개월이라는 시간은 힘들었지만 영광이었고, 평생 새기고 가야 할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진흥회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의식을 갖고 꺼져가는 불빛을 다시 피우려는 심정으로 열과 성을 다한 직원들의 눈물어린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 신바람 나게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예산의 집행, 서로가 사랑하고 존경하고 배려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고 본다.
-기업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부에서는 ‘광산업은 발전이 정체됐다’고 보지만 광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기를 잃지 말고 과거나 지금처럼 열심히 한다면 광산업의 미래는 어떠한 산업보다 더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2000년과 현재를 비교해볼 때 당시 광주의 광산업체가 48개였으나 현재는 320개사로 늘어나 광주의 대표적 선도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출액은 1136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종사자는 1900여명에서 8400명으로 늘어난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광산업은 광주 발전은 물론 국가의 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예인하는 첨단산업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뜻의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저의 좌우명이다. 앞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세상을 살피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제2막의 인생을 끝내고 새로운 제3막의 인생을 이제 시작하고자 한다. 오랜 기간 공직 생활과 진흥회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가족과의 시간은 물론 주변에서 도움을 주었던 여러분들과 자주 만나지 못했다. 저를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프로필>
△전남 고흥 출생
△전남대 행정학 석사
△광주시 기획관리실 예산담당관
△광주시 자치행정국 총무과장
△광주시 공보관
△광주시 환경녹지국장(3급)
△광주시 자치행정국장(3급)
△광주시 의회사무처장(2급)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정부고위공무원단)
△한국광산업진흥회 제5~7대 상근부회장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