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세평]요즘 것들?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대표 광남일보 |
| 2023년 06월 07일(수) 2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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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대표 |
‘요즘 것들’은 한뉘(세상)를 누린 사람들이 자기 뜻이 틀어지니까 하는 욕지거리일 뿐이다.
그것도 앞날을 이끌어갈 사람에게 내뱉는!
요즘 것들이 버릇없다고? 그 사람 가까이의 요즘 것들이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부지런히 도전하는 젊은이 많고, 나이 먹었어도 끊임없이 애쓰는 요즘 것들 많다.
버르장머리 고쳐놓겠다? 권력을 쓰겠다는 뜻이다. 꽉 쥐어짜고 눌러서 내 맘대로 해보겠다는 말이다.
국회에서 논리가 막히면 ‘돼먹지 못한 버르장머리 없는 *끼’라며, 나이를 들이댄다. 김흥국도 아니면서 막 들이댄다.
버르장머리라는 말은 힘부림(권력)을 가진 놈이 쓰지, 힘 없고 어린 새끼는 쓸 수 없다.
사랑하니까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사랑은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주둥아리로 하는 거 아니다.
버릇은 습관(習慣)의 우리말인데, 버릇은 나쁜 뜻에 주로 쓰고, 습관은 좋은 데 쓴다. ‘버릇없는 놈, 글 읽는 습관’처럼.
마음속 사대주의(事大主義)가 우리말을 얕잡아보는 걸까?
버르장머리란 말은 ‘버릇+장(長)+머리’다. 버릇에다가 으뜸이라는 ‘장’을 붙이고, 꼭대기라는‘머리’를 덧붙였다. 뭔가를 강조할 때 우리는 비슷한 말을 덧붙인다. 그냥 치는 게 아니라 ‘빡치는’ 것처럼.
딱 꼬집어 나쁘게 말할 때는 죄 없는 ‘개’를 붙이기도 한다, ‘개 화남’.
남의 허물을 꼬집는(비난) 말은 한 번 나오면 봇물 터지듯 넘쳐난다.
말 못한 귀신이 붙은 것처럼 누구나 한마디씩 지껄인다. 술잔을 잡으면 꽥 소리 지르기도 한다. 봇물은 막아놓은 물이니 한 번 터지면 막기 어렵다.
욕지거리는 무의식적으로 뱉고, 빠르게 불타 오른다.
욕받이는 귀와 눈으로도 느끼고 피부로도 재빨리 느껴서, 갈등을 넘어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자기 잇속만 외치는 님비(NIMBY, not inmy backyard)처럼, 머리띠 두르고 침 튀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얼른 식는 냄비 아니다.
욕을 뱉는 사람? 칭찬 잘 못한다. 칭찬하면 내가 뒤처질까봐 두렵고, 칭찬은 찬찬히 살펴야할 수 있으니까.
마음에 없는 칭찬을 늘어놓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것들이라고 싸잡아서 욕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모든 요즘 것들이 그러지 않으니까. 눈에 띄는 몇몇 때문에 제 입만 더럽히는 꼴이다.
또 잘못한 어른에게 맞받아쳐서라도 버티려는 요즘 것들의 마음은 어쩌란 말인가?
요즘 것들이라고 툭 던지는 일은, 요즘 것들과 ‘지난 것들’의 편 가르기다. 제 힘이 부족할 때 이겨 먹으려고 편 가르기 한다. 나이로 동지 삼아, 공동의 적으로 만드는 얕은꾀다.
어떤 여론 조사 또한 편 가르기다. 좋다, 싫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내 느낌은 묻힌다. 다수결은 소수의 옳음을 무시하기 쉽다.
잘못된 다수결은, 멈추지 않고 낭떠러지로 향하는 기차일 수 있다. 그러다가 함께 파멸한다. 민주를 말하면서 파쇼의 몸짓을 하는지, 민주주의자 행세를 하면서 파시스트 짓을 하는지 스스로 살펴야 한다.
‘나 때(라떼)는 말이야’를 꼰대라 한다. 꼰대의 우리말은 곤쇠다.
누구라도 곤쇠아비랑 같이 밥먹기 싫다. 물론 곤쇠 아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곤쇠아들, 곤쇠딸도 있다. 곤쇠 짓도 배울 테니까. 그래서 채잡이(리더)와 목대잡이(지도자)의 말은 중요하다.
종교든, 정치든, 언론이든! 더 멀리 보는 채잡이, 더 깊이 느끼는 목대잡이는 요즘 것들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1년 뒤 우리는 또 다른 채잡이(국회의원)를 뽑는다. 철 지난 일을 겪었으니 더 잘났다고 채잡이를 할 수‘는’ 있고, 한 세상 누린 자의 방식이 옳다고 목대잡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는 가문의 영광을 뽑는 것이 아니다. 요즘 것들이 살아갈 미래 설계자를 뽑는 일이다.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말은 의식을 지배하고, 말이 곧 그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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