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광주교육, 다시 교육의 본질로!

박병진 성덕초 교장·교육학박사

광남일보@gwangnam.co.kr
2024년 01월 03일(수) 16:18
박병진 성덕초 교장·교육학박사
[아침세평]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학교는 한참 분주하다. 생활기록부 작성도 해야 하고, 졸업식도 잘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꼭 이러한 업무 때문에 분주한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1년 동안의 교육과정 운영을 꼼꼼히 되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학교 운영 계획을 촘촘히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되돌아보면 2023년 광주교육이 이루어 낸 성과가 만만치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수업 인증 교사제 도입으로 대표되는 수업 활성화 정책이었다. 교과 아카데미 운영, 수업 실천 사례 연구대회 등도 이에 해당한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고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리고 교사는 수업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실현하고 학생들은 대부분 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배운다. 교사 수업의 질은 학생들의 수업권과 행복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육의 본질인 수업 연구 활성화를 위해 한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아직 이러한 정책이 현장에서 내실 있게 운영됐는지 하는 비판이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러한 문제는 계속 보완해서 나가면 될 일이다.

수업 연구에 집중하는 선생님들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노력하는 것은 박수받을 만하다.

또 광주형 미래학교 추진도 큰 성과가 있었다.

광주형 미래 학교는 그동안 운영됐던 혁신학교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학교별 특색사업을 연구학교 또는 자치 학교로 지정해 지원해 준 정책이었다. 이를 통해 많은 학교가 자기만의 빛깔 있는 학교 혁신을 이루어 나갈 수 있게 됐다.

교육청 조직을, 학교를 지원하는데 중심에 두고 개편한 점도 학교 현장에서 바라볼 때 좋은 정책이었다.

또 광주교육 시민 협치진흥원을 준비하면서 광주시민 모두와 함께하려는 노력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광산구를 중심으로 하는 온마을 이음 학교와 다문화 국제교육 특구 추진도 매우 의미 있는 일들이었다.

2024년 광주교육의 방향이 “다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정책으로 추진해 나간다고 하니 이 또한 아주 반가운 일이다.

학교 내의 교육공동체가 모두 주인으로 참여하는 민주적인 학교 시스템과 이를 위한 학교 혁신은 이제 어느 정도 갖춰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업과 진로지도 그리고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는, 즉 교육의 본질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크게 공감한다.

특히 모두를 존중하는 학교 인권 강화 방안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었다.

뭐니 뭐니해도 학교에서의 2023년은 교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한 해였다.

교권에 관한 소식이 매일 언론에 보도되고 한편에서는 학생들의 인권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논쟁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교권 강화에 동의하지만, 학부모의 권리가 너무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걱정도 여기저기에서 제기된 한 해였다. 그야말로 학교 내 인권 문제와 관련해 특히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이러한 즈음에 광주시교육청이 “모두가 존중받는 학교 인권 강화”를 중점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학교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로 구성된 교육공동체다. 이 교육공동체에 있어 주인은 모두이다. 그리고 교육공동체 모두에게는 나름의 권리가 존재한다.

교사는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르치고 훈육할 권리, 학생들은 안전하고 행복하게 교육받을 권리, 그리고 학부모에게는 학교 교육에 참여하고 제안할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서로의 권리가 모두 존중되는 행복한 학교, 인권이 존중되는 인권 친화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 시기에 있어 가장 강조돼야 할 지향이라 할 수 있겠다.

학생들의 실력과 인성을 중심으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광주시교육청의 노력이 2024년 말에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먼저 우리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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