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세상 판단의 잣대-정상과 이상(normal & abnormal)

최총명(상담학박사, 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광남일보 gn@gwangnam.co.kr
2024년 02월 27일(화) 17:41
최총명 상담학박사(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독자권익위원 칼럼] 정신병리학이나 이상심리학에서 정상과 비정상(이상이라고 한다)을 구분하는 기준은 어떤 측면에서는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다소 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심리평가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 기준 점수와 기준 영역 안에 들면 정상군이라고 하며, 그 기준 안에 들지 못하는 경우나 영역 밖이라면 이상(비정상)이라고 하고 이런 경우는 객관적이며 명확한 기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심리상담실이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주로 심리평가를 통해 환자의 이상을 주로 감별하게 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누구에게든지 이상해 보인다고 해서 ‘심리평가를 해보자’고 할 수는 없다. 이상한지 아닌지는 검사를 기반으로 하고 전문가의 추정을 통하여 알 수 있다고 하였는데, 다른 이상 판단 기준이 있다. 바로 항상 그 사람을 지켜봤던 사람들이 대상이 되는 사람의 ‘이상함을 감지’하는 것이다. 이 ‘이상함’은 ‘지금까지 지켜본/보여준 전반적인 상태와 다른’ 모습일 것이다.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기존에 하지 않던 행동이나 생각, 태도, 타인과의 상호작용 등이 나타나면서 주변인들이 이상함을 느끼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정치 상황을 위의 기준을 대입하여 살펴보면 정상인 상황, 이상한 상황 또는 정상인 사람과 이상한 사람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정치인들이나 정당은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그들의 행태를 노출했었고 국민들은 그들의 행동 패턴을 기억하고 있게 된다. 그런데 최근, 정당이나 유명정치인들의 행태를 지켜보면 그들이 과거의 행동 패턴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했던 국민이라면 ‘저 사람들이 과연 정상인가,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기존에 그들이 보여주던 선택과 행동패턴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사람을 좋아하여 내 마음을 주었던 자들에게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내가 변해서일까 아니면 지금 보고 있는 저들의 ‘이상행동’이 원래 저들의 모습이고 내가 잘못 판단해서 내 발등을 찍은 것이라는 자괴감이 들어서일까.

상담실에서 만나는 ‘이상한’ 사람들의 특징은 스스로가 ‘자신이 이상해짐을 전혀 못 느낀다’는 것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또는 ‘너네들보다 내가 훨씬 잘 생활하고 있고 판단하고 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자신이 달라진 것에 대한 수도 없는 ‘나름 객관적인’(이라고 쓰고 굉장히 주관적이며 편집적인 paranoid) 이유들과 지표들을 나열한다. 그들의 상태가 이렇기 때문에 주위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설득이 안 된다.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막무가내 행동과 말을 한다. 그래서 더 이상해 보이고 ‘이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점점 더 들게 되며 주변인들은 지치게 된다. 이런 특징을 가진 ‘이상한’ 분들이 상담실로 내원하는 경우 ‘자신의 말에 공감과 지지’만을 바라게 되며, 공감과 지지반응에만 반응을 보이게 되고, 조금이라도 반박하는 말을 하거나 뉘앙스를 내비치면 즉시 대화를 단절하거나 화를 내거나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리를 떠나버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앞선 이야기를 읽어보며 최근 정치인들의 행보와 오버랩되는 묘한 기시감(旣視感,dejavu)을 느낄 수 있지 않는가.

총선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수많은 정치인들과 각 특성을 가진 정당들의 자기 내보이기 시즌이 돌입했다는 것이다. 곧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기간이 오는데 우리의 판단 기준은 앞서 말한 ‘정상과 이상’에 근거 해야 할 것이다. 정상처럼 보였었는데 실제로 이 중요한 시즌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정치인들을 잘 걸러야 하며, 특히 자신의 말만 맞고 주위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 직진만 하는 것 같은, 자기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정치인들과 정당을 잘 걸러내어 판단하고 내 마음을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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