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 대진단, 산재 예방을 위한 첫 걸음

김무영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장

광남일보 @gwangnam.co.kr
2024년 04월 22일(월) 16:02
김무영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장
[기고] 매년 우리 주변에 멈추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작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이다. 2023년 광주·전남 지역의 사고사망자는 58명으로, 그 중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81%에 달하는 47명이다. 해당 비율은 2022년에 86%, 2021년에 84%로 매년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체 사망사고 중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됨에 따라 안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더 이상 안일하게 대처할 수만은 없게 됐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 지역의 약 4만 5000개 사업장이 이번 확대 시행 대상에 포함됐고,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이에 대해 많은 걱정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80.0%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준비하지 못했다’, 40.8%가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사항 준수 어렵다’고 밝힌 바 있으며, 여타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사업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작업현장의 사망사고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산업안전 대진단’ 사업을 시작했다. 산업안전 대진단이란 중소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을 자가진단하고, 공단의 맞춤형 지원사업과 연계해 안전수준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QR코드 등을 통해 간편하게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가진단표를 작성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장에서는 어떠한 점이 부족한지 확인해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장에서는 위험성평가, 재정지원, 컨설팅, 교육 등 각 작업현장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산재예방사업을 신청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연계돼 있다.

더불어 ‘공동안전관리자 지원사업’을 통해 전문성을 보유한 공동안전관리자를 채용해 사업장에 지속적인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 등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해 안전보건전문가를 채용하지 못하는 소규모 기업들이 협·단체를 통해 공동안전관리자를 채용하고 심층적인 컨설팅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월 25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한 8개월간 인건비 및 운영비의 80%까지 보조금을 지원해 사업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러한 지원 정책을 통해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망사고 예방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중대재해가 이미 발생한 뒤에 사후 처벌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경각심을 줄 수는 있지만, 모든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 제고 및 수준 향상을 이끌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산업재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자체적으로 안전보건 수준을 진단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한다면, 사업장 내 안전의식을 확산시키고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 있어 산업안전 대진단과 공동안전관리자 지원 사업은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러한 정부의 노력만으로 산업재해가 전부 예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주와 노동자 스스로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정기적인 확인 및 개선을 실시해야 하며 노동자는 안전대, 안전모 등 개인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사업주의 안전조치에 따라주어야 한다. 이러한 안전수칙의 준수가 작업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업주와 노동자의 안전 의식을 바탕으로 산업안전 대진단 참여 등 정부의 지원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작업현장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으로 누구나 안전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들이 계속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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