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보호 ‘광주예술인권리보장조례’ 적극 시행돼야

이당금 예술이 빽그라운드 대표

광남일보@gwangnam.co.kr
2024년 06월 13일(목) 18:09
이당금 예술이 빽그라운드 대표
[문화산책] 최근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광주예술의전당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조성진 초청 리사이틀 공연을 기획하였고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전석 매진되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 얹은 암표가 나도는데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지역공연예술계에 관심이 적은 문화도시 광주의 민낯이지 않겠느냐, 이러한 풍경을 바라보는 문화예술계 시선은 어떠하냐라는 질문이었다.

그즈음,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을 하는 다섯 명의 예술가들과 미팅 자리가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주변 동료 선후배 예술가들의 근황이 오고갔

다. 확연히 작년에 비해 전시공연 기회는 줄었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다.

창작활동보다는 어쩔 수 없이 인맥수완에 따라 공연의 기회가 생기느냐 마느냐 불안한 현실인 것이다.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이란 예술인과 사회(기업,기관)간의 협업을 기반으로 예술인에게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여 예술인 복지를 구현하고자 예술인복지재단이 참여예술가 1인당 120만원 월정액을 지원하고, 예술가는 30여시간 활동시간을 제공하며 사회의 이슈와 니즈를 예술적 역량으로 해결하게 되(하)는 예술협업 활동인데 월정액을 지급하는 것 때문에 제법 경쟁률이 높다.

예술로를 신청하게 되는 60%이상은 월정액 때문이다. 2024년 10개 기관단체 50명 예술가를 선정하는데 150여명 넘게 신청했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경쟁률이 치열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문화예술계 지원사업 창작활동 예산이 대폭 축소 삭감되다보니 예술로 활동에 집중 몰린 것으로 보아 문화예술계의 현실은 속수무책 창작활동 기회의 폭이 좁아져 심리적 타격을 예상하는 예술가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않았다.

예술가잖아요. 근사한 옷을 입고 비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고 에밀레종소리처럼 울리는 와인잔을 부딪치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구요. 허름한 선술집에서 삶의 노고와 예술을 토로하면서 꺼이꺼이 울 수 있어요 예술가니까요. 비싼 것을 선택하는 것도 허름한 곳이 아름답고 귀한 것이기도 하죠. 예술을 규정하는 것이 없듯이 예술가의 창작활동도 그만큼 존중받고 싶어요. 예술로 사업을 하는 이유는 결국 기본소득에 해당하는 수입이지만 이슈와 니즈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다른 예술가들과 협업을 통해 배우는 것도 큰 몫을 차지해요.

그런데 가끔은 이러한 선택의 다양성, 표현에 대한 다양성이 삶을 빛나게 하는 예술임에도 광주가 우리를 대하는 인식과 태도에서 배신감이 느껴질 때가 많아요. 실력있는 지역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은데 과연 문화도시 광주는 그럴 의향이 있는가 의문이 들어요. 풍요 속에 빈곤이랄까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있고 아시아 문화 허브를 지향하는 도시 광주와 예술가가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처럼 서로의 이슈와 니즈를 충분히 협업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예술가라고 소개할거예요. 예술가라는 명함은 부자인 그들의 고개를 숙이게 하죠. 그들은 예술가인 당신에게 가장 좋은 쇼파를 권할 거예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인도에서 온 젊은 화가가 내게 말했다. 그는 광주에서 레지던스 작가로 지내고 있는데 인도인들이 예술가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주저함 없이 말했다.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임윤찬, 조성진 스타 콘서트 티켓 오픈 1분 만에 전석 매진 열기는 당연하다. 세계적 예술가 공연 유치는 예술애호가나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그로인해 문화예술 인식이 충족되어지는 것은 중요하다. 그 반면에, 스타 예술가들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우리 지역 모든 예술인의 무대나 전시도 쿼터제로 기획하여 예술가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예술가로 성장 시키는 파트너십을 정책화하는 것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스타 예술인들은 이름 석 자만으로도 광고가 되지만 지역의 예술인들은 실력은 출중해도 홍보에 가장 취약하다보니 이름을 알릴 기획홍보를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해준다면 문화중심도시 광주, 예술가, 시민이 서로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의 첫 번째 기준은 재난시 위기대처 능력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예술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역은 문화중심도시 광주이다. 위기에 처해 있는 광주지역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협력할 수 있는 광주예술인권리보장조례가 하루빨리 시행되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길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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