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 초대석]노희용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문화는 ‘삶의 총체’…행복한 문화도시 구현"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
2024년 06월 23일(일) 18: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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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표이사가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민주평화대행진을 하고 있다. |
△취임한 지 한 달여가 됐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지난 5월 1일 취임 이후, 한 달여 동안 지역 유관기관 대표자, 언론사 등을 만나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귀담아 들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요청한 부분은 지역 문화예술기관이 하고 있는 사업들이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재단이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재단은 내부 인력과 조직, 예산, 사업을 통해 외부의 문화인, 문화향유 시민 등을 만난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한 축이 바로 ‘예술인’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다. 앞으로는 예술인, 시민과의 관계 개선 및 강화를 위해 장르별로 예술인들을 만나 애로사항, 미래 광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할 방침이다.
△올해 재단의 중점 사업은.
-재단이 하는 사업은 크게는 60여개, 세부적으로 펼치면 수백 개가 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업이 있을 리가 없지만 그중에서도 올해 정책거버넌스, 프린지페스티벌, 광주국제미술전람회(아트광주24), 광주문화예술플랫폼 디어마이광주, 아시아설화·신화 킬러콘텐츠 개발 등에 주력한다.
프린지페스티벌은 광주 ACE Fair 등 지역문화행사와 연계해 오는 9월 풍성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정책거버넌스는 재단 구성원은 물론 외부 문화관련 전문가들이 합심해서 수렴해야 할 역점사업이다. 신규사업인 아시아설화·신화 킬러콘텐츠 개발사업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임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자료수집과 정리를 통해 독보적인 콘텐츠 개발에 노력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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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문화 사업의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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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에 임직원들의 기부 물품을 전달하고 있는 노 대표이사. |
-지역 맞춤형 사업으로는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 아시아 설화·신화 킬러 콘텐츠 개발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의 하나로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아시아의 문화원형인 설화·신화를 기반으로 공연 및 축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진행되며, 예산은 2024년(40억원), 2025~2026년(각 61억원), 2027년(58억원)으로 총22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다.
설화와 신화는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원천 자료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매년 아시아 주요 국가 전문가 및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아시아 설화·신화 스토리를 기반으로 아시아를 포괄하는 대표공연을 개발해 관광자원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재단은 올해 문화정책 사업으로 민·관·정·산·학이 협력하는 거버넌스 역할을 강화해 광주의 청사진을 그릴 복안이다.
현재 광주는 시청·시의회·문화기관·예술인 등 문화예술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거버넌스와 정책포럼이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민·관정책거버넌스 운영으로 광주와 타 지역 전문가까지 포함한 정책거버넌스를 구성해 지역 문화산업 의제를 발굴하고, 문화예술 분야 장단기 과제를 논의하는 정책포럼을 개최, 광주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ESG경영위원회 활동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상생과 사회적 가치 실현 등 지속적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나간다.
△문화재단의 핵심사업인 예술인 지원사업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지원하는지.
-재단과 시의 예술인 지원사업은 각각 20억원과 30억원으로 총 50억원 정도다. 물론 5개 자치구에서 추진하는 예술인 지원프로그램이 있지만 예술인이 활동하기에는 굉장히 부족한 예산이다.
17개 광역의 인구대비 예술인 평균 비율은 0.36%로 광주는 인구(141만) 대비 예술인(2024년 기준 4402명)이 0.31%로 상위권에 속한다. 때문에 광주에서 예술인으로 사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임기 내에 여건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문화도시에서 주인공은 시민과 예술인이다. 문화를 즐기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까지 참여하는 문화시민의 양성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문화예술로 생기 넘치는 도시의 가장 기본 요소는 문화시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
△올해 재단이 광주아트페어인 ‘광주국제미술전람회’ 운영을 맡게 됐다.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행사를 진행하나.
-광주국제미술전람회(아트광주24)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펼쳐진다. 전문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운영 체계 구축으로 재단이 총괄 디렉팅을 맡는다.
주안점은 첫째, 지역 유관·민간기관과 연계한 미술시장 유통 활성화와 선순환 체제 구축이다. 예술의거리·대인예술야시장·광주비엔날레와 협력해 추진한다. 둘째, 광주문화예술통합홍보플랫폼 ‘디어마이광주’와 ‘아트광주’ 공식 채널을 연계하고 온라인 아트마켓을 상시 운영해 갤러리와 작가, 시민의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셋째, 국내외 갤러리 적극 유치로 아트페어 본연의 기능을 강화한다.
지난 11일까지 아트광주24 국내외 갤러리 참가 모집을 마쳤으며, 현재 아트마켓 상설 운영을 위해 지역 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아트광주24는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거리로 시민 누구나 즐기는 미술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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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용 대표이사(왼쪽 첫번째)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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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용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가 “프린지페스티벌, 아트광주24, 아시아설화·신화 킬러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매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현재 재단 기금은 111억으로, 공약으로 내세운 500억 달성을 위해서는 임기 2년 안에 400억원을 모아야 한다.
기금은 매년 소진하는 가용예산이 아니기 때문에 기금 축적 이자로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국가와 시청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재단의 설립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책사업 추진에 기금확보가 절실하다. 확보한 기금은 시비가 지원되지 않지만 재단의 설립목적 부합한 사업이 사용처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임기 동안 재단 설립 목적에 부합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임기 동안 500억원이 확보되면 3% 이자인 15억원에 시비 15억원을 더한 30억원, 거기에 국비 30억원을 매칭해 총 6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마련될 수 있다. 이는 광주를 상징하는 대형 공연을 올리고도 충분할 만큼의 예산이다. 재단이 2030년까지 광주대표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는 데 한 발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기금 확보는 광주시 지원이 핵심이다. 기업, 국회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재단 예산 뿐만 아니라 광주의 문화예산을 증액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문화에도 경제론이 작용한다. 수요(시민)-공급(예술인), 그리고 시장에서 합당한 가격이 형성돼 돼 균형이 이뤄진다. 시장의 형성에 대한 역할을 광주문화재단이 해야 한다. 지역을 문화시장의 판으로 만들겠다.
14년 차를 맞아 제2기에 들어선 광주문화재단이 한 단계 도약하며 실질적인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재단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싶다. 조직의 내부 활력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확보하고 곧바로 외부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 광주시의 문화정책을 집행하고 실현하는 데 협력하고 보조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문화는 ‘삶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탄생해서 오늘날까지 대대로 전승·발전 시켜온 결과물이다.
과거에 문화수도정책관, 문화관광정책실장을 맡았던 경험, ‘문화중심 행복동구’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엿볼 수 있듯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광주 동구청장 재임시절 등 문화행정인으로서 임기 동안 재단의 역할에 올인하겠다.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매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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