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 in 광주’ 시립극단 대표 브랜드작 되길

김다경 문화체육부 기자

광남일보@gwangnam.co.kr
2024년 11월 27일(수) 18:41
김다경 문화체육부 기자
[취재수첩] 양림은 광주 근대화의 시작이자 희생과 의로움의 상징적 장소다. 1900년대 초 외국인 선교사들이 터를 잡으면서 근대문물을 받아들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했다.

특히 양림은 환자와 걸인, 고아들에게 희망의 공간이었다. 선교사들은 한센병 환자들과 버려진 아이들을 구제하며 사랑과 희생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이러한 양림과 양림을 살아간 사람들을 소재로 한 연극 ‘양림 in 광주’가 최근 광주시립극단의 제23회 정기공연으로 최초 공개됐다.

시립극단이 2020년 진행한 ‘제1회 창작희곡공모’ 당선작인 이정아 작가의 ‘양림’(楊林)을 원광연 감독, 유피씨어터 김하정 대표가 공동 각색 및 연출해 무대화한 것으로, 1921년부터 1950년까지 양림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사변 등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그 시대 인물들이 겪은 삶과 선택을 통해 광주 시민들의 의로운 정신을 표현하고자 했다.

공연은 짜임새 있는 극의 구성, 노련한 무대 연출 등이 돋보였다. 극 중 양림 사람들의 실감나는 광주 사투리, 서커스단과 일본 순사들의 군무 등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공연은 잊혀져가는 광주 양림의 역사와 가치를 되살려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힘없고 약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구원해 대동정신을 실천한 양림의 희생정신은 오늘날 광주 시민들이 기억하고 가슴에 새겨야 할 가르침일 것이다.

앞으로 ‘양림 in 광주’가 광주시립극단을 대표하는 브랜드 작품으로 자리 잡아 ‘광주 정신’을 널리 알리게 되길 바란다. 또 시립극단의 창작희곡공모를 통해 지역색을 살린 독창적이고 작품성 있는 작품들이 계속 만들어져 지역 연극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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