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스웨덴서 공식 일정 돌입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옥색 빛 찻잔과 메모 전달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
2024년 12월 08일(일) 1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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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소장품을 기증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 찻잔은 평소 차를 즐겨 마시던 그가 애용하던 찻잔으로 매일 반복하디시피 해온 차 일상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그는 생활 루틴의 하나가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다. 그의 부친 원로 소설가 한승원 선생 역시 오래 전부터 차와 함께 해온 생활을 꾸려왔다.
한강은 차 마시는데 그치지 않고 하루에 예닐곱번 작은 찻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며 창작에 대한 구상은 물론 지쳐있는 심신에 위로와 평안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날 전달된 메모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는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 메모에 따르면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2.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번 이상 걷기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 등이 세 가지 루틴이다.
그는 노벨문학상 선정을 알리는 노벨위원회 관계자와의 첫 전화통화가 이뤄진 지난 10월 10일에도 “차를 마시고 싶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수상한 해 노벨상박물관을 방문해 자신에게 의미있었던 물품을 한 가지씩 기증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의 찻잔은 노벨상박물관에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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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레스토랑 의자에 다른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특별 방명록’ 역할을 하고 있는 박물관 안 레스토랑 의자에 친필 서명을 남긴 한강은 소장품 기증 및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노벨 주간’ 공식 일정을 오는 12일까지 소화한다. 한강은 이 기간에 시상식과 연회, 강연, 대담 등을 통해 언론 및 대중들과 소통에 나선다. 시상식은 현지 시각 10일 오후 4시(한국 시간 11일 자정)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상금은 한화 14여억원이며, 시상식은 스웨덴 국왕인 칼 구스타브 16세가 직접 수여한다.
한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5주 연속 1위에 올라 노벨문학상 여파가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으며, 시상식 당일 다시 한번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또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기 위해 1979년 말 계엄 상황을 검토했는데, (현정부에 의해)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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