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사계…수묵으로 만난 대자연의 숨결

화업 외길 한국화가 금당 김용준 작품 20여점 선봬
올해 첫 전시로 마련 5월18일까지 광주소암미술관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04월 20일(일) 18:46
‘무등산 수묵하경’
광주소암미술관은 수묵으로 조망된 무등산 그림들을 접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이 전시는 소암미술관의 올들어 첫 전시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오랜 준비를 하느라 다소 시간이 소요된 이번 전시는 지난 17일 개막, 오는 5월 18일까지 미술관 제1, 제2전시실에서 ‘무등산 사계-수묵으로 피어나는 대자연의 숨결’이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출품작은 수묵 20여점.

특히 이번 전시는 20대에 남종화의 대가 남농 선생으로부터 전통 남종화풍을 사사한 뒤 40여 년의 외길 화가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예인으로 불리는 한국화가 금당 김용준이 무등산을 바라보며 화업을 이어오게 된 진솔한 삶의 이야기와 도심 가까이에 자리한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의 보고이자 문화유산인 무등산의 모습을 심도있게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다.

만물이 소생하는 을사년 곡우에 즈음해 광주, 담양, 화순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 무등산은 서석대와 입석대, 광석대 등 주상절리를 포함한 기암괴석들이 태고의 시간으로부터 다양한 동물과 식물, 사찰과 누정, 문화재 등 무등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명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까지 변화 속에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며 견디어온 긴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광주사람들에게는 어머니산으로 통한다. 역사의 질곡마다 그 자리에서 광주를 지켜봤고, 광주정신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이런 무등산이 갖는 의미를 존중하고 있기에 이번 전시가 열릴 수 있었다.

‘무등산 만추’
‘무등산 잔설’
예로부터 광주·전남을 예향, 의향, 미향 등 삼향(三鄕)이라고 하듯이 이 지역 사람들은 평소 예술을 사랑해 1인(人) 1기(技)는 물론이거니와 의로운 일에는 함께 힘을 합했으며, 육지와 바다가 인접해 산해진미의 먹거리도 또한 풍부한 지역의 정점이었다. 정(情)과 맛과 멋이 어우러지는 인심 좋은 고장이었고, 자연스럽게 시대별로 이름 높은 시인 묵객들도 많이 배출돼 시·서·화가 풍성하게 꽃을 피웠으며, 조선 말기 시·서·화·인(印)의 대가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제자 소치 허련(1809∼1892)으로부터 시작된 진도 운림산방의 남종화는 미산 허형,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에 이르기까지 한국 남종화의 맥을 이어 왔다.

이런 미술사적 사실을 상기하는 자리가 될 이번 전시는 금당 김용준 화가가 그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투박하고 괴력있는 수묵의 붓놀림을 통해 어머니의 가슴과 같은 무등산 대자연의 숨결을 망라, 사계절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는 만큼 무등산의 또 다른 매력에 취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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