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교체 첫날 ‘오픈런’…이용자 분통

지역 대리점 오전부터 장사진
재고 부족에 혼란·불편 속출
부산 피해 발생…불안감 커져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5년 04월 28일(월) 18:56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광주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죄송합니다. 남아있는 유심이 없습니다. 언제 입고될 지도 모릅니다.”

SK텔레콤이 해킹 사고에 따른 정보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유심(USIM)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대리점에서도 재고 부족으로 인한 혼선과 불편이 속출했다.

28일 오전 8시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T월드 대리점.

대리점 영업이 시작되기 1시간 전이었지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유심 불법 복제로 개인정보 유출, 대포폰 개통 등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유심 교체를 위해 대리점을 찾은 것이다.

많은 고객들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번호표까지 발급하며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몰려드는 시민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심 교체 업무를 하지 않는 직원들은 가입 확인 등의 사전 절차를 진행했고, 몇몇 직원들은 매장 밖으로 나와 고객들에게 유심 교체와 관련한 사항 등을 안내했다.

일부 직원들은 방문 고객을 응대하면서도 빗발치는 전화 상담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부모님과 함께 대리점을 찾은 대학생 A씨는 “유심 재고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 출근 전 대리점을 찾았다”며 “다행히 일찍 줄을 서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해당 대리점에서 보유 중이던 유심 200여 개는 3시간도 되지 않아 동이 났다.

광주 동구 충장동, 북구 유동 등에 위치한 대리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심을 교체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또 턱없이 부족한 유심 물량에 대리점에 항의하는 일부 고객 등으로 인한 잡음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심을 교체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40대 직장인 B씨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얼굴도장만 찍고 바로 대리점으로 왔는데 줄이 너무 길어 놀랐다”며 “1시간을 기다렸는데 헛걸음이 됐다. 내 정보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고 하니 걱정된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SK텔레콤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리점 직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문제는 본사에서 생겼는데 뒤처리는 대리점 직원들이 하고 있다”며 “재고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 없이 무상 교체를 약속해버리니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부산지역에서는 60대 남성 C씨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알뜰폰이 개통되며 은행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봤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 남부경찰 등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2일 자신이 쓰고 있던 SKT 휴대전화가 갑자기 계약 해지되며 본인 명의로 KT 알뜰폰이 새로 개통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확인한 A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은행에 지급 정지 요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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