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시 들려오는 아이 울음, 북구가 품는 희망

고경희 광주 북구 청년미래정책관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4월 30일(수) 17:47
고경희 광주 북구 청년미래정책관
작년 겨울,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연말 어느 날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익숙한 캐럴 음악에 발걸음을 멈춘 적이 있다.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요…’. 평소 같았으면 흥얼거리며 지나쳤을 음악이었지만 그날따라 문득 떠오른 생각은 이랬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명이 채 안 되는데 한국을 담당하는 산타 할아버지는 요즘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진 않을까?’ 실없는 상상이었지만 이내 웃음 대신 씁쓸함이 밀려왔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변함없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0.72명) 대비 0.03명 증가한 수치로 저출생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압도적인 최하위이며 바로 위인 스페인(1.16명)과 비교하더라도 큰 격차가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사회에서도 큰 우려의 대상이다. 지난 3월 OECD는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를 다룬 ‘한국의 태어나지 않은 미래: 저출산 추세의 이해’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60년 뒤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082년에는 전체 인구 중 58%가 65세 이상 노인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생산성 저하와 경제 침체, 복지 재정의 압박 등 복합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보며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가 작년과 비교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에 반등을 보였다는 점을 희망의 신호로 인식하며 올해를 북구가 기본사회로 대전환하는 원년으로 삼고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도시로의 변화’를 강조한 민선 8기 신년사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방도를 찾았다.

이에 북구는 행정부와 의회 및 주민들이 힘을 모아 체감도 높은 저출생 대응 신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먼저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작년 4월 손혜진 북구의회 의원의 발의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조례’를 광주 최초로 제정해 추진 기반을 마련한 사업이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소득 공백을 메우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장려하고자 월 30만원의 장려금을 최대 3개월간 지원한다. 남성의 육아 참여는 단순히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양육 친화 문화 조성을 위한 출발점이다.

또한 아픈 아이와 함께 병원에 방문할 때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자 ‘아이맘 교통비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6월 이숙희 북구의회 의원의 조례 개정을 통해 기반을 마련했다. 24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가정에 5만원 상당의 콜택시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이며 지역 콜택시 업체인 빛고을콜택시와 협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육아는 매 순간이 중요한 만큼 긴급한 상황에도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목표이다.

여기에 더해 바쁜 부모를 대신해 병원에 동행하는 ‘아픈 아이 병원 동행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북구의 4~12세 아동을 대상으로 동행지원사가 병원 진료, 약 처방, 귀가까지 함께하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단기적인 편의 제공을 넘어 부모의 삶의 질 향상과 신뢰 기반의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아울러 병원 동행 서비스 이후 귀가할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일시적인 병상 돌봄을 제공해주는 ‘아픈 아이 케어 삐뽀삐뽀 돌봄센터 조성 사업’이 2024년 고향사랑기부금 지정기부사업으로 선정돼 빈틈없는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특히 목표 모금액 6000만원이 단 2개월 만에 모인 점은 저출생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튼튼한 기반 위에 건물이 세워지듯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 북구의 저출생 극복 정책이 아이 울음소리를 더욱 크게 키우는 확성기가 되어 우리 지역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1번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는 출생률의 숫자 속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가 만드는 양육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함께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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