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위기 시대, 친환경 벼 확대 재배가 답이다

최광일 전남도 친환경관리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5월 06일(화) 16:59
최광일 전남도 친환경관리팀장
우리가 매일 먹는 쌀 한 톨이 농촌의 생태계를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 중심에 바로 ‘친환경 벼 확대 재배’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 등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었고, 그 영향은 농업 분야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벼농사는 생육 시기 전반에 걸쳐 기온과 날씨 등에 민감하여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작물 중 하나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량 확대나 기계화 중심의 대응을 넘어, 농업 구조 자체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친환경 벼는 합성농약과 화학비료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시 화학비료를 권장 시비량만 사용하고 있다. 특히 유기 벼 재배는 논 생태계 내 미생물과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 환경을 보전하고, 탄소 흡수와 농업용수 절감, 생태계 복원 등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정부는 벼 재배면적을 감축하는 정책을 통해 쌀 생산 과잉해소와 쌀값 하락 등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방향에서는 친환경쌀 재배 확대를 통해 건강한 식탁, 지속가능한 농업,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친환경 쌀은 10a(300평)당 일반 관행 쌀보다 생산비가 다소 높고, 관행농업(523㎏) 대비 생산량이 낮지만(457kg), 공공급식, 학교급식 등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공공비축미 전량 매입 및 수매가 인상, 직불금 단가 인상 등 농가 입장에서 소득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친환경쌀로의 전환은 단순히 면적을 조절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전체 벼 재배면적 중 일부를 고부가가치화하고, 동시에 수급 조절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업은 관행농업에 비해 노동 집약적이고, 재배 농법에 대한 농부의 손길과 안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유기농 전환 초기에는 수량 감소와 판로 불안정으로 인해 농가의 부담도 크다. 이 때문에 생산기반 확충 및 경영안정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벼에서 친환경 벼로 전환하기 위해 친환경농산물 인증비, 단지조성, 유기농업자재 지원, 가공·유통 인프라 확충, 공공급식 연계 소비처 확보 등 실질적이고 맞춤형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해선 생산자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소비자의 선택이 바뀌어야 시장이 변하고, 시장이 변해야 농업이 살아날 수 있다.

가까운 로컬푸드, 친환경농산물 매장에서 유기농 제품 등을 구매하는 것은 건강관리를 넘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실천의 한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친환경농업 전환을 위한 직불금 단가인상, 저탄소농업 인증비 지원, 녹색제품 구매법에서 저탄소·친환경 농산물을 추가하고, 탄소감축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 정책적 뒷받침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전라남도는 전국 최대의 친환경농산물 생산 및 공급기지로, 전국 친환경 인증면적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벼 재배 면적이 증가하면서, 친환경 쌀 수급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남형 친환경농업단지조성’ 모델은 향후 전국으로 확산 가능한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국민 건강 증진, 지속가능한 농업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친환경 벼 재배 확대다.

친환경농업 확산은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시대의 요청이다.

탄소중립 사회는 산업과 에너지뿐 아니라, 우리 밥상의 변화, 농촌의 전환에서부터 완성된다. 탄소를 줄이고, 생명을 지키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선택. 그 시작은 친환경농업이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46518362506551129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7일 01: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