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득표율 90% 달성"…광주·전남 성사되나

민주당 텃밭서 선대위 이어 지자체도 ‘적극 행정’ 동참
호남 정치적 위상 복원 시도…정치인 ‘치적쌓기’ 지적도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2025년 05월 13일(화) 18:31
강기정 광주시장이 12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에서 이정선 교육감, 5개 구청장과 함께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 참여 운동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역대 최고의 투표율과 득표율 달성을 위해 조직과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인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교육감까지 나서 역대 최고 투표율을 위한 적극 행정에 동참하고 있다.

이같은 민주당 일색인 지역 정치권의 ‘투표·득표율 독려’ 행보는 이번 대선에서 호남 민심의 확고한 결집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로, 약해진 지역의 정치적 위상을 복원하기 위한 ‘호남 역할론’이 배경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 광주시·전남도 선거대책위원회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2일 선대위 출정식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역 득표율 목표를 ‘90% 이상’으로 설정했다. 투표율 목표도 지난 20대 대선보다 5%p 높은 85%로 제시했다.

양부남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은 출정식에서 “6월 선거는 내란종식·민생회복과 경제 성장·국민통합 및 사회 갈등 해소라는 3대 과제를 완수할 능력을 가진 지도자를 뽑는 날”이라며 “이제 이재명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인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광주 5개 구청장과 교육감 등은 ‘역대 최고 투표율인 92.5%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강 시장과 이정선 교육감, 임택·김이강·김병내·문인·박병규 구청장은 지난 12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에서 역대 최고 투표율 92.5%를 향해 힘껏 달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 시민은 1987년 직선제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을 기록하며 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민주시민의 모범이 됐다”며 1987년 직선제 이후 첫 투표율인 92.4%보다 높은 투표율을 목표로 세웠다.

또 이들은 ‘더 많은·더 편한 투표 참여’를 위해 6개 과제를 실천하기로 했다.

거소투표소를 요양시설과 병원 등 447곳에 설치해 이동이 어려운 유권자의 참정권을 보장하기로 했고, 청년층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광주 18개 대학 총장·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친구랑 투표랑 1+1’ 캠페인을 추진한다.

또 노동자의 실질적 투표권 보장을 위해 경제 3단체, 노동단체, 주요 기업체와 산업단지를 찾아 적극 권유하고, ‘생애 첫 투표 캠페인’을 전개해 고3 학생의 생애 첫 투표를 응원한다.

아울러 투표 참여 시민에게 광주소상공인연합회를 중심으로 제과, 음식, 커피 등 생활밀착형 업종의 할인 이벤트를 운영하고 오월 광주 나눔 세일에 참여한 49개 업체와 연계해 투표 빵 판매도 진행한다.

다만 이들은 선거법상 특정 정당에 대한 선거운동이 제한된 단체장들은 득표율 목표치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이 투표율과 득표율에 의미를 두는 것은 호남의 정치적 위상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집권 이후 국정 운영의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 정치권은 이번 조기 대선에서 호남 민심의 확고한 결집으로 존재감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갈수록 약해지고 존재감마저 미미해지고 있는 호남의 정치적 위상을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 정치인들의 특정 정당 및 후보를 겨냥한 ‘유권자 동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일색인 지역 정치권이 투표·득표율 목표에 집착하는 것은 텃밭인 호남의 정치적 위상 변화에 대한 위기감도 있지만, 정치인 개개인의 차기 지방선거나 총선을 위한 ‘치적쌓기용’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펼치는 기회인 동시에 투표를 통해 ‘주권재민’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확인하는 기회이다”며 “많은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해 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민주시민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지역 역대 대선 투표율은 13대(노태우) 92.4%, 14대(김영삼) 89.1%, 15대(김대중) 89.9%, 16대(노무현) 78.1%, 17대(이명박) 64.3%, 18대(박근혜) 80.4%, 19대 문재인(82%), 20대(윤석열) 81.5%로 17대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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