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주년 5·18 추모식]"80년 5월…민주주의 뿌리·국가 근본" 5월 단체·유족·강기정 시장·김상욱 국회의원 등 참여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
2025년 05월 17일(토) 1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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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유공자유족회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30분께부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45주년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오월 유족들과 5월 단체 관계자, 강기정 광주시장 등 300여명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고 특히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도 참석해 추모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추모식은 1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제례와 2부 추모식으로 나눠 진행됐다.
제례는 양재혁 5·18민주유공자 회장과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정종문 5·18민주유공자 광주지부장이 각각 초헌·아헌·종헌을 올렸다.
2부 추모식은 개식선언, 국민의례, 추모사, 유가족 대표 인사말, 추모시 낭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헌화와 분향 순서로 진행됐다.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말에 나선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그 날의 희생과 항쟁을 기억하며, 이 땅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되새기기 위해 영령들 앞에 다시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0년 5월 이 땅의 시민들이 국가 폭력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웠다”며 “45년이 지난 오늘 그 피와 눈물로 세운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광주의 숙원이자 대한민국의 과제인 오월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양 회장은 “5·18정신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뿌리이며, 그 숭고한 희생은 국가의 근본이 돼야 한다”며 “5·18민주화운동은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돼야 하고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우리는 민주주의를 되찾고, 정의를 바로 세우며, 희망찬 국가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은 것이다. 두 번 다시 민주주의가 유린되지 않는 나라, 기억과 진실이 존중받는 나라, 80년 5월의 함성이 헌법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끝맺었다.
이어진 추모시 낭송에서는 광주시낭송협회 회원들이 ‘다시 만난 소년, 아!오월이여!’라는 공연을 갖고 광주의 오월과 관련된 시낭송으로 하늘로 떠나간 민주열사들을 애도했다.
추모제는 참석자들이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헌화 및 분향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흰 소복을 입고 추모식 자리를 지키던 일부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고(故) 조사천 열사의 아내 정동순씨(71)도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남편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했다.
조 열사는 광주교대 정문에서 학생들이 계엄군들에게 구타당하는 것을 보고 말리다 구타를 당했고, 이후 불의에 참지 못하고 시위에 나섰다.
이후 5월 21일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있었을 때 옛 전남도청에서 총격을 받아 숨졌다.
정씨는 최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폄훼보도를 일삼아 온 극보수 언론 스카이데일리 대표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남편이 희생된 80년 5월 이후 편히 쉰 적이 없다. 해마다 가슴 속 응어리로 몸살이 난다”며 “남편의 명예회복과 함께 올해는 꼭 남편의 희생, 오월정신이 헌법전문에 실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5·18기념일이 주말을 열린 만큼 오월영령의 넋을 달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추모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대학생 이서진씨(23)는 “광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렇게 직접 묘역에 온 것은 처음이다. 묘역에 잠들어 있는 오월영령 대부분이 비슷한 나이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며 “미래세대들도 그 날의 오월 정신, 광주 정신을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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