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외부 FA 잔혹사…40억 클럽 전원 1군서 사라졌다

엄상백·심우준·최원태·장현식·허경민 부상 또는 부진

연합뉴스
2025년 05월 21일(수) 18:45
프로야구 ‘게임 체인저’로 불렸던 자유계약선수(FA)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엄청난 몸값과 보상금, 보상 선수를 내주면서 영입했던 외부 FA가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며 팬들의 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지난 겨울 몸값 총액 40억원 이상의 대형 FA는 총 7명이다.

이중 최정(SSG 랜더스)과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을 제외한 5명이 팀을 옮겼다.

kt wiz에서 한화 유니폼으로 이적한 엄상백과 심우준, 두산 베어스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허경민, KIA 타이거즈에서 LG 트윈스로 적을 바꾼 장현식, LG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최원태가 주인공이다.

5명 중 기대에 걸맞은 행보를 걷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최근엔 5명 모두 1군에서 사라졌다.

계약기간 4년, 총액 78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선발 투수 엄상백은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6.68을 기록했다.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경기는 단 한 경기에 불과하고,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한 경기는 5차례나 된다.

결국 엄상백은 지난 17일 1군에서 짐을 쌌다.

한화가 4년 50억원에 영입한 유격수 심우준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33경기에서 타율 0.170, 1홈런, 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459를 기록한 뒤 왼쪽 무릎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70억원을 받고 사자 군단에 합류한 선발 투수 최원태도 아쉽다.

그는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했다.

불안한 모습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최원태는 최근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됐다.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상대 팀 타자 유강남의 타구에 오른팔을 다쳤기 때문이다.

다행히 골절 진단을 받진 않았지만, 타박상 증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계약기간 4년, 52억원에 LG와 계약한 핵심 불펜 장현식, kt와 4년 40억원에 계약한 주전 3루수 허경민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현식은 개막 전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으나 스프링캠프 기간 오른쪽 발등 인대가 파열되면서 뒤늦게 1군에 합류했고, 지난 13일엔 광배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다시 제외됐다.

올 시즌 성적(15경기 1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17)은 나쁘지 않지만, 전반기에만 두 번이나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해 26경기에서 타율 0.301을 기록한 허경민도 전력에서 사라졌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허경민은 지난 달 28일 왼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염좌 진단을 받았고 한 달 가까이 재활에 전념했다.

최근 퓨처스(2군)리그에서 복귀 준비를 하고 있지만, 1군 합류 시기는 미정이다.

외부에서 영입한 FA 선수들이 부진한 성적을 내는 건 KBO리그에서 비일비재하다.

FA 계약을 앞두고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뛴 여파가 이적 직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목표 의식과 절실함이 사라져 무너지는 선수들도 꽤 있다.

반면 원소속팀과 계약한 FA 선수들이 몸값에 어울리는 성적을 낼 가능성은 외부 FA보다 좀 더 크다.

친정팀은 해당 선수의 몸 상태와 성향을 정확하게 알아 적정한 몸값으로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올해 롯데와 4년, 총액 54억원에 계약한 김원중은 올 시즌 1승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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