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30주년-30년 독자] "호남 대표 정론지…동방의 목탁·전라도 등불" 심정섭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식민지역사박물관 명예관장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2025년 05월 22일(목) 1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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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이자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식민지역사박물관 명예관장인 심정섭씨는 창사 30주년을 맞은 광남일보에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공정하고 올바른 보도를 통해 정론직필에 앞장선 호남 대표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호남 정서를 아우르는 민족지를 무등산이 격려하고, 남해가 옹위하니 어찌 민족혼을 진작하지 않겠냐”고 되물으며 ‘민족시인’ 이은상이 일제강점기 때 무등산과 남해를 바라보면서 호남의 얼을 읊은 시를 떠올렸다.
심 편찬위원이 운을 뗀 이은상 시인의 ‘무등산’은 / 삼존석 십대아래 섰다 거닐다 / 무등산 규봉암에 밤을 새이고 / 김장군 주검등을 타고내리며 / 두주먹 쥐어보는 젊은이 마음 / 등으로 이뤄졌다.
또 이은상 시인이 읊은 ‘남해’는 / 남해는 제힘 뽑낼 개척의 바다 / 다도해 돌아나면 파도가 높다 / 장보고 청해대사 무역의 왕자 / 한 팔로 동아천지 흔들더라 / 등이다.
그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가 모함을 당해 억울하게 죽은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전설과 유적을 추모하니 그 애국충절이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광주 5·18민주항쟁의 정신으로 승화됐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라도는 호남인의 충혼이 가는 곳마다 깃들어 있다”면서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 장군의 상무정신, 고려 대몽항쟁의 정화인 진도의 삼별초 웅혼이 대표적이다. 임진왜란 때 구국의 대열 선봉으로 나라를 지킨 민초들의 애국심에 대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 없이 나라도 없다)’이라고 극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학농민운동과 민족종교인 대종교·원불교·보천교의 발생지가 호남지역임을 미뤄볼 때, 광남일보는 호남대표 일간지로서 이를 계승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심 편찬위원은 광남일보가 2004년 3월1일 ‘조선공로자 명감’ 취재·보도로 친일청산운동의 선도자가 된 것은 민족정기의 진작이며 민족자본의 표상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조선공로자명감’은 1935년 조선총독부가 시정 25주년을 기념하게 위해 펴낸 인명록이다. 일제통치에 직간접적으로 적극 협력한 민관 공로자를 선정해 영구 기록하기 위한 취지로 총 1808쪽에 이르는 4·6배판의 일어판 양장본이었다. 일제식민통치에 앞장선 일본인 2560명과 조선인 353명 등 총 2913명의 명단과 친일행적이 소상하게 기록돼 있다.
아울러 광남일보는 임시정부요인의 유품과 사료, 이완용 족자·을사5적 편지·조선총독부 임명장 등 친일자료 및 애국반원명부(愛國班員名簿),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 선생 간찰 원본, ‘전라남도 유림시찰록’, 독립운동 비밀단체 공고계 사료, 일제하 금융조합 광주서 첫 창설 뒷받침 자료, 신간회 지역활동 입증 사료, 일제 조선 왕궁 유린 그림인 조선경성지소전 및 친일 행적 기록 부고장 공개 등 수많은 희귀자료들을 알렸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광남일보가 독립운동, 친일사료를 적극적으로 발굴·보도해 호남의 정신을 선양하면서 민족혼을 후손에게 전달했다”면서 “광남일보를 통해 중국 공자가 논어에서 설파한 ‘해동군자국(海東君子國)’을 향해 뗏목을 타고 가겠다는 비원이 멀지 않아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호평했다.
이어 “일제시대인 1929년 인도의 시성(詩聖) 라빈드라나드 타고르가 썼던 시처럼 대한민국이 ‘동방의 등불’이 될 것이라는 표현은 허언이 아님을 증명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러한 점을 미뤄볼 때 광남일보는 호남의 목탁이자 전라도의 등불이다. 앞으로 정론직필의 100년 역사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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