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풍광과 정서 '기호화' 화폭에 투영

동양적 상징과 서양적 색채 감각 융합 구현
신호재 개인전 10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06월 08일(일)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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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산, 강, 구름 등 자연물을 소재로 남도의 풍광과 정서를 화폭에 투영해온 서양화가 신호재 작가의 개인전이 지난 4일 개막, 오는 10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3층 G&J갤러리에서 열린다.

‘반추’(Rumination)라는 주제로 그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필휘지로 기호화, 단순화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출품작은 대작을 포함해 40여점.

작가에게 자연은 단지 관찰의 대상이 아닌, 오랜 시간 몸과 감각에 스며든 기억이며, 그가 살아온 남도에서의 삶의 배경이자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정체성으로 읽힌다.

작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존재하는 자연을 따라가는 것에 가깝다.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자연의 분위기와 기운, 그 안에 깃들어 잇는 정서를 화면에 옮겨내고자 한다. 이 기억된 자연을 작가는 과감한 생략과 변형의 방식으로 화면에 드러낸다. 작가는 “작품에 자연을 담으면 담을수록 자연을 스스로 해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는 작가가 자연을 표현하고 나타내는 방식이 얼마나 신중하고 절제됐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작가의 ‘덜어냄의 미학’을 알 수 있다. 그는 자연의 형태를 과감히 생략하면서, 자연을 좀 더 표현하지 않고 비워두는 선택을 한다. 이런 방식은 동양적 미학과 닿아 있는데, 전통 산수화의 여백처럼 그의 화면은 시선이 머물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비어있는 공간은 단순한 여백이 아니라, 관람객이 자신의 자연을 투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듯 작가는 동양적인 상징과 서양적인 색채 감각을 융합시켰다는 설명이다.

위혜영 큐레이터는 “서양화를 전공한 그의 작품에서는 앞서 설명한 동양의 미를 엿볼 수 있다. 여백과 같은 동양적 정서가 깃들어 있으면서도, 서구적인 색감 사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한 재료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어서며, 자연에 대한 자신의 감각을 보다 직접적이고 솔직한 방식으로 풀어낸다”고 밝혔다.

신호재 작가는 전남대 서양화과 및 조선대 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 제39회의 개인전과 500여회의 단체전, 18회의 아트페어에 참여했으며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공모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 경기도전 심사위원, 광주비엔날레 홍보자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현대미술 에뽀끄, 한국미협, 광주미협, 나주미협 등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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