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택·희망 그리고 민주시민의 자세 김재식 광주 동구의회 의원
광남일보@gwangnam.co.kr |
2025년 06월 08일(일) 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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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 광주 동구의회 의원 |
이재명 대통령의 인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초등학교 졸업 후 소년공으로 일하며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검정고시를 봐야 했고 혼자 힘으로 학력고사를 치러 대학에 진학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인권변호사로 살아오다 정치에 뛰어들어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을 거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대선에 도전하는 과정 또한 극적인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본인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은 물론이거니와 가족을 공격했고 주변 사람들을 공격했다. 공세의 수위나 방법 또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록 잔혹했다. 주변 사람들을 구속하고 가족을 인질 삼았으며 수백 차례의 압수수색을 당했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재판에 불려 나갔으며, 심지어 괴한의 칼에 살해당할 위기까지 겪었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저격의 위협에 시달렸다.
그 과정은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고단했지만, 결국 국민들은 그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가 살아온 인생은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삶의 축소판이며, 그의 승리는 곧 그들의 희망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이제야 비로소 자신과 닮은 대통령을 만났다고 이야기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가장 국민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결코 과하지 않다.
그러나 대통령의 성공은 국민의 선택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선거가 끝났으니 이제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대단히 큰 오산이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은 대통령이라는 직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속적인 지지와 참여에서 나온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홀로 외롭게 싸우다 지쳐 쓰러져 간 지도자들을 나는 기억한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사회 곳곳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기득권층의 민낯을 똑똑히 보았다. 법 위에 군림하려 하고, 국민의 상식과 정의를 우습게 아는 자들이 버젓이 제도와 권력을 악용했다. 검찰은 수사기관이 아닌 정치권력의 수단으로 기능했고, 사법부조차도 정의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한 방패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법은 공정하지 않았고, 판결은 신뢰를 잃었다. 그들이 보여준 변명과 궤변은 우리 사회 정의의 근간을 흔들었고 이에 맞서려는 대통령을 공격하고 괴롭혔다.
이제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왜곡된 권력 구조를 바로잡아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국민을 위한 자리는 기득권의 도구가 되면 안 된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국민의 상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정부의 첫 번째 사명이 돼야 한다.
잘못된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는가? 나는 20여년 전 국민의 지지로 출범했던 노무현 정부가 기득권층과 일부 보수 언론에 의해 어떻게 흔들렸는지를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언론은 별 것 아닌 일에도 대통령을 공격했고,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런 비상식적인 공격은 결국 대통령을 궁지로 몰았고, 국민의 선택을 왜곡된 권력이 되돌려놓는 결과를 낳았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유사한 공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국민이 중요하다. 대통령을 뽑는 것으로 우리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주고, 때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 시민의 자세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바꾸는 도구이고, 대통령은 그 정점에 선 사람이다.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결국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 삶이 바뀌고, 대한민국이 바뀐다. 우리는 그 성공을 바란다. 그것은 단지 한 사람의 정치적 성공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미래, 나아가 우리가 바라는 ‘먹사니즘’ ‘잘사니즘’이 현실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새로운 정부와 함께 만들어갈 더 나은 미래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 그리고 깨어있는 비판의식이 필요하다. 방관자가 되어선 안 된다. 2025년 6월 4일부터 대한민국의 정치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선량한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정치가 우리의 일상이고, 우리의 미래임을 잊지 말자. 그것이 우리가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한 진짜 이유이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