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美 토니상 6관왕 돌풍

한국 배경 로봇의 사랑 이야기
보편적 주제·친숙한 소재 공감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2025년 06월 09일(월) 18:05
미국의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관왕을 차지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모습. NHN 제공
미국의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관왕을 차지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모습. NHN 제공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8일(현지시간)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Best Musical)을 포함해 연출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등 6관왕에 올랐다.

21세기 후반 근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두 로봇이 올리버의 주인을 찾아 제주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배워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토니상은 1947년 시작된 미국 연극·뮤지컬계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공연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린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번지점프를 하다’, ‘일 테노레’ 등의 작품을 합작한 윌 애런슨 작곡가와 박천휴 작가가 창작진이다. 두 사람은 대학교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며 함께 창작 활동을 이어와 국내 뮤지컬 팬 사이에서는 ‘윌휴’ 콤비로 불린다.

작품은 로봇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등 공상과학(SF) 장르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사랑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냈다는 평이다. 미국 관객들에게 낯선 공간인 한국을 배경으로 했지만,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다. 상대방의 작은 몸짓과 표정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을 깨닫는 순간을 표현한 넘버 ‘사랑이란’(영어명 When You’re In Love)이 대표곡이다.

우란문화재단 창작지원 사업을 통해 2015년 시범공연을 했고,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총 다섯 시즌을 마쳤으며 2018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소극장 뮤지컬상’ 등 6개 부문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 공연과 함께 영어판 공연을 추진해 2016년 미국 뉴욕에서 낭독회 형식의 공연을 열었으며, 이후 토니상을 받은 유명 제작자 제프리 리처즈와 공연 계약을 맺고 지난해 10월 프리뷰 기간을 거쳐 11월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다. 뜨거운 현지 반응에 힘입어 내년 1월 17일까지 공연이 연장됐다. 오는 10월 국내에서도 10주년 기념 공연이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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