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 뒤집고 우승한 안세영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 올 첫 패배 후 "답답했지만, 어떤 플레이 해야할지 알게 돼"

연합뉴스
2025년 06월 09일(월) 18:08
패배의 문턱까지 몰렸으나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한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삼성생명)은 ‘불패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세영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올해 들어 아직 패배가 한 번뿐인데, 정말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내 목표는 항상 최고 정상에 오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기적 같은 뒤집기 한판으로 왕즈이(중국·2위)를 꺾었다.

1게임을 13-21로 내준 안세영은 2게임도 9-17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19-18로 역전하더니 2게임을 21-19로 따낸 후 기세를 몰아 3게임에서도 21-15로 이기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안세영은 “초반에 경기가 안 풀렸는데 코치님께서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만 말라고 하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더 자신을 믿게 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먼저 찾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나씩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렇게 하니까 상대가 실수하더라. 체력이 떨어진 것도 보였는데, 흥분하지 않고 경기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12-17이 됐을 때 상대가 당황한 게 느껴졌다. 나도 계속 (공격을) 시도하면서 조금씩 흥분하게 됐다”고 역전의 순간을 떠올렸다.

올해 초 말레이시아오픈을 시작으로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포함해 다섯 차례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안세영은 일찍 짐을 싼 싱가포르오픈에 대한 아쉬움이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안세영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0-2로 패했다. 이는 안세영이 올해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맛본 패배였다.

안세영은 “싱가포르오픈에서 아무것도 못 해보고 진 것 같아 아쉬웠다. 이번에는 지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하고, 또 한 게임만 따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졌을 때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많은 분께 조언을 구했고, 그게 내게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많은 선수가 나를 많이 분석하고 나오는 것 같다. 상대는 많지만, 나는 몸도 머리도 한 개뿐이라서 한계가 있다”며 “이제부터는 내가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더 명확해졌다. 앞으로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도 더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코트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는 안세영의 최근 관심사는 영어 공부라고 한다.

안세영은 “꾸준히 운동처럼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새벽 공부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내게 영어로 말을 많이 걸더라. 아직 그 정도 실력은 아니라서 당황했다”고 웃었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49460120509266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6월 10일 03: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