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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대통령 "라면 한개에 2천원도 한다는데 진짜냐…물가대책 챙겨달라"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5년 06월 09일(월) 18:54

李대통령 “라면 한 개 2000원 진짜”… 고물가 대책 주문

비상경제점검TF 2차 회의…“물가 문제, 국민 너무 큰 고통”

민주도 추경 신속 처리에 당력 집중…“지체할 시간 없어”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과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챙겨달라”며 물가 안정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현황과 대책을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그 점을 하나 챙겨봐야겠는데,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그러더라”며 “라면 한 개에 2000원(도) 한다는데 진짜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공식품 위주로 맥주랄지 라면 등 저희가 눌러놨던 것들이 많이 오른 부분도 있다”며 “닭고기를 많이 수입하는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서, 한두 달 시차가 있긴 한데 잘못 대응하면 급등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정국 혼란기 6개월간 식품·외식기업 60여곳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가운데 계엄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지수가 상승한 품목은 52개로 10개 중 7개꼴이다.

6개월간 5% 이상 오른 품목은 19개에 이른다. 초콜릿은 10.4% 치솟았고 커피는 8.2% 상승했다. 빵과 잼, 햄·베이컨은 각각 6%가량 올랐다.

대통령이 언급한 라면 값의 경우 1년 전보다 6.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의 세 배 이상이었으며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4.1%)보다도 높았다.

농심과 오뚜기[007310], 팔도가 앞다퉈 100∼200원씩 가격을 올리면서 이제 2천원 안팎의 제품도 많아졌다.

농심은 컵라면 중 신라면툼바, 신라면블랙, 신라면건면, 짜파게티더블랙, 너구리 큰사발 등의 편의점 가격이 1800원이다. 신라면블랙 봉지라면은 1900원이다.

오뚜기 제품 중에선 2000원짜리 컵라면이 진짬뽕, 열치즈라면, 짜슐랭, 보들보들치즈볶음면 등 10종에 가깝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세상에 이유 없는 일은 없으니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가 쓰는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여러분이 하는 일이 얼마나 세상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지 책임감을 각별히 가져주기를 한번 더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관들이 다 알기 어렵지 않으냐”며 향후 회의에 담당 차관이나 실·국장, 과장 등 실무자들도 가능하면 대동하고 참석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조만간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가 안정과 함께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도 나서겠다”며 “경제 회복을 위한 국가의 재정 투입은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이자 국민 삶의 큰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와의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신속하게 추경을 편성하고 민생 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대급 내수 침체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고사 직전이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까지 겹쳐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도 여력도 없다”며 추경 편성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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