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성 더한 활자’ 서양화 기법 구사 재해석

김수연 제8회 개인전 ‘Happy Life 2’
8월 29일까지 전남대 용봉관 전시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06월 17일(화) 17:54
김수연 작 ‘용’
민화의 문자도를 서양화 기법으로 표현해온 김수연 작가가 2년여 만에 제8회 개인전을 지난 2일 개막, 오는 8월 29일까지 전남대 용봉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갖는다. 출품작은 구작과 신작 절반씩 총 40여점.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선보였던 ‘Happy Life 1’전을 심화시킨 것으로 조금 더 추상성을 강화시킨 이번 전시는 행복(幸福)을 비롯해 용(龍), 운(雲), 봉(鳳) 등의 한자어를 전서체로 재구성, 캔버스에 유화로 표현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의 근작들 역시 한자나 문장을 전서체로 재구성한 것으로, 화선지에 먹으로 그리는 기존의 틀을 탈피해 캔버스에 서양화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작업하기 때문에 굉장히 독창적 조형 어법으로 이해된다.

그의 이런 전서체 재구성 방식은 유년기 고향 신안의 바닷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고, 새발자국을 그렸던 기억들이 투영된 결과물로 읽힌다. 작가는 예로부터 전서(篆書) 가운데 새발자국 형태의 조적체(鳥迹體) 등 한시를 공부했던 기억이 오늘날 자연스럽게 기법적으로 연결된 듯 보인다.

김수연 작 ‘용’
작가의 작업은 밑작업을 끝낸 캔버스에 돌가루와 아교를 섞어 나이프로 덧칠하고 문지르는 과정을 거쳐 색을 입혀간다. 오랜 테마였던 용(龍)의 변형과 변주를 더해 덕(德)과 화락(和樂), 흥(興) 등의 문자를 재구성한다. 거기에 모노톤 또는 파스텔톤의 색채를 덧입혀 활자를 조형화한 이미지가 마치 살아꿈틀대는 듯한 느낌으로 그의 화풍은 다가온다.

특히 논리적이거나 묘사중심에 반해 무의식적 전개를 하는 듯하지만 폭발적인 힘에 의해 분출되는 감성을 가리지는 못한다. 출품작들은 민화처럼 원근법이나 사물간의 상호 비례나 입체감, 공간감이 무시되는가 하면, 기하학에 가까울 정도의 좌우대칭형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수연 작가는 국립광주박물관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7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 한-중 현대미술교류전. 한-베트남 프랜드십특별전, 광주아트페어, 부산아트페어 등 비중 있는 전시회에 다수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아트포럼 인터내셔널과 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제, 광주·전남현대미술가 아팅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개막식은 19일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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