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재명’ 당권경쟁 ‘친명 대결’ 점화

박찬대, 이르면 주말 출마 선언할듯
지지층 결집 속 일찌감치 물밑 경쟁
노종면 "제3자 출마 검토…3파전도"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5년 06월 18일(수) 16:22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이춘석)는 지난 16일 첫 회의를 열고 오는 8월 2일 전국당원대회를 열어 새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연합)
3년 만에 정권교체로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 구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전 최고위원이었던 4선의 정청래 의원이 일찌감치 당권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전 원내대표였던 3선 박찬대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각각 지지층 결집이 드러나는 추세다.

이번 당권 경쟁은 행정부의 수반이 된 이재명 대통령과 발을 맞추며 견제와 균형으로 국회 제1 당이자 여당을 이끌 새 리더를 선출하는 의미를 지닌다.

비록 임기는 이재명 전 대표의 잔여 기간 1년이지만 ‘국민주권정부’의 초석을 다지고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돼 이 대통령과 가까운 친명(친이재명)계 간의 대결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은 전당원투표제 상설화, 연내 검찰·사법·언론개혁 마무리,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적 공천 제도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고 출사표를 낸 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역임하며 보여 준 선명한 대야 투쟁노선이 강점이다.

최근 야당과 이견이 드러난 국회 원 구성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국회 의사결정은 다수결로 한다, 법대로 하자”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재명 1기 지도부 최고위원을 거쳐 최근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주말께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묻자 “고민하고 있다”며 사실상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8일 BBS 라디오에서 “박 전 원내대표가 머지않아 이번 주말께 출마 선언을 한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이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추가로 당 대표 후보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노종면 의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가)2파전이 될지, 3파전이 될지, 더 될지 그건 알 수 없다”며 “(정 의원·박 의원 외에) 지금 검토하는 분이 계신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 구도가 가시화되면서 친명계 내에서도 일찌감치 온라인 연판장이 나도는 등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8월 2일 예고된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이다.

당심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친명(친이재명)을 넘어 찐명(진짜 이재명계), 잼명(이재명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 그룹까지 분화되며 친명 간 내부 다툼이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15일께부터 박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 추천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연판장이 공유됐으며, 박 의원 팬클럽을 중심으로 200∼300여 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채팅방도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연판장은 박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는 사이 당원 표심이 정 의원으로 쏠리며 대세론이 형성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의원의 팬클럽 역시 ‘이재명·정청래 수호천사 모임’이라는 200여 명 규모 카카오톡 채팅방을 최근 개설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용주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 모두 친명이지만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 정 의원은 조금 멀지만 이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하고 옹호했던 수석최고위원 출신”이라고 말했다.

당원 커뮤니티에도 정 의원과 박 전 원내대표를 비교하는 글이 올라오며 지지층 간 신경전이 엿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두 의원의 대결에 대해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와 같은 문제”, “두 사람 중 누가 되든 당을 잘 이끌 거라 믿는다”, “당원들 어질어질하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또 풀어야 한다”는 등의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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