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인데…지하철 공사장 인근 주민 ‘전전긍긍’ 아파트 바닥·벽면 곳곳 균열·땅 꺼짐 피해 잇따라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
2025년 06월 24일(화) 1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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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이 장마철에 접어든 가운데 광주 도시철도2호선 공사 현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건물 내·외부 바닥과 벽면에 균열이 생기고, 단지 내 곳곳에 땅꺼짐 현상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광주도시철도공사와 시행사는 임시조치만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동의 한 아파트 단지.
단지 내 주차장 한쪽에는 접근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바닥에는 방수포가 모래주머니로 고정된 상태로 깔려 있었다. 갈라진 바닥 틈 사이로 빗물이 들어가면 지반이 약화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방수포를 걷어내자 20여m의 땅은 지진이라도 난 듯 갈라져 있었고, 평평했던 바닥은 15~20㎝정도 내려앉은 상태였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시멘트로 틈을 메웠는데 올해 또다시 재현된 것이다. 갈라진 틈 사이는 텅 비어있어 싱크홀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높아 보였다.
특히 주차장 균열이 아파트 내부까지 연결되고, 벽 곳곳에 금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가 도로를 비롯해 상가 등과 인접해 있어 붕괴 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단지 주변 화단에 깔린 방수포 곳곳에 빗물이 고일 정도로 푹 꺼지거나 현관문과 입구에 발생한 단차로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도 빚어졌다.
주민들은 지하철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 아파트에서 10여년 째 거주하고 있는 주민 A씨는 “지하철 공사 전까지는 이런 적이 없었다. 며칠 전 비가 내린 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비가 오면 혹시나 땅이 약해지면서 건물 자체가 내려앉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광주시, 광주시의회 등에 꾸준히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나온 이들은 아무도 없다. 위험 속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들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불안이 커지자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 내 지반 침하와 담장 균열 피해 관련 지하철 공사와의 연관관계 등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공사에 따른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아파트 노후화의 영향도 있으나 직접적인 영향은 지하철 공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속히 계속 관리를 추가 설치해 추적 관찰과 함께 보수, 보강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전문가 자문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안전점검이나 보강 없이 임시 조치만 반복하다 보니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현장에 설치된 14개의 계측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사로 인한 영향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균열과 침하가 발생한 부분은 임시 조치를 취하고, 오는 11월 중 해당 구간의 되메우기 공사가 완료되고 지반이 안정화 되면 아파트 화단과 주차장 침하 구간의 원상복구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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