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술상’에 사진작가 이세현 수상 영예

역대 31번째 수상자 중 사진 분야에서 처음
역사적 소재로 작업 전개 꾸준…전업 활동
네번 도전 끝 수상…"막중한 책임감" 밝혀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07월 01일(화) 17:17
이세현 작 ‘경계-타겟’
제31회 광주미술상에 사진작가 이세현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일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이사장 오건탁)에 따르면 올해 미술상 수상자로 회화와 설치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이세현(41) 사진작가가 선정됐다. 이 작가의 이번 수상은 31번의 시상 중 사진 분야에서 최초의 수상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광주미술상은 지역의 역량있는 청년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북돋우기 위해 원로·중견 선배 예술인들이 1995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는 상으로 벌써 31년째를 맞아 광주에서 내로라 하는 작가들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상이 연륜이 더해지면서 받고 싶어하는 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인 이세현 사진작가는 전남 곡성 출생으로, 동신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 그동안 ‘극락강’전과 ‘몽유야담’전, ‘에피소드’전, ‘경계’전, ‘조립되지 않은 레고’전, 중국 상해 ‘Boundary’전, 타이완 ‘경계’전, 전남 담양 ‘Boundary’ 등 제18회의 개인전과 태국과 일본, 타이완, 서울, 춘천 등 국내외에서 100여회 가졌다.

광주 대인예술시장과 상하이 히말라야미술관, 일본 코카네쵸, 대만 국제교류 등의 국내외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작가의 작업들은 철저하게 역사의식에 기반돼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근현대 공간이나 스토리로부터 아직은 묻혀진 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서사들을 끄집어내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여정을 지속한다. 작가는 이미 광주·전남이나 제주 등지에서 국가폭력이 자행된 대표적 공간과 장소를 찾아 자신만의 독창적 시각에 의한 해석을 곁들여 작품을 형상화한다.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시선은 오늘날 우리들 안밖의 아픔으로 더욱 더 노골화돼 자리를 잡은 상처들에서부터 그 상처들의 이면에 가리워진 얼룩들을 호출해낸다.

‘제31회 광주미술상’ 수상작가인 이세현 작가(왼쪽)와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 오건탁 이사장(오른쪽)
이세현 작 ‘경계-5.18민주광장’
또 작가는 일전에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 ‘장소적 작업’에 치중해 왔다면 ‘형태적 작업’에 빛과 결합한 작업을 내비쳤다. 그런 가운데 ‘지치지 않고 작업을 펼치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변함없이 지치지 않고 작업을 하는 작가로 기억됐으면 한다. 수면 아래보다는 보여지는 것들 중 잊혀져 가는 공간이나 계속 기억돼지는 것들의 뒤에 있는 이야기까지 호출하면 좋을 것 같다. 누군가가 제 작품을 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적 기억을 깨우는 수단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치지 않고 가보는 데까지 가볼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세현 작가는 요근래 12·3 내란으로 1980년 5월에 대한 생각이 굳건해지고 있는 등 역사적 소재로 작업을 하기에 시대 상황에 부합된 점이 최종으로 오른 다른 후보 2명과의 경쟁에서 크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귀띔이다. 실제 내란 정국을 기록하기 위해 광주에서 직접 서울 집회 현장을 찾아 앵글에 담을 만큼 열정을 발휘해온 이 작가는 “선배들께서 주는 의미있는 상이어서 꼭 받고 싶은 상이었다. 그래서 네번이나 도전했는데 올해 드디어 수상하게 돼 기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후배들에게는 작업을 열심히 하는 선배로 기억됐으면 하고, 선배들께는 자주 화단에 얼굴을 비추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새로운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작가는 “예전에는 더 넓게 고민했다면, 지금은 더 깊이 고민한다는 점이 달라진 것이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들을 위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오는 9월 광주하정웅미술관 개인전과 무안오승우미술관 단체전 등이 예정돼 있다. 현재 전남도립미술관 기획전(9월3일까지 ‘Occupy: 우리는 연결되고, 점유한다’전)과 하정웅미술관 광주문화자산콘텐츠화제작지원사업전(8월 17일까지 ‘광주와 근대정신’전)에 출품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한편, 광주미술상 수상자에는 1000만원의 창작지원금과 개인전 전시공간 제공(12월), 홍보, 작가와의 대화자리 등이 주어진다. 이와함께 지난해까지 수상했던 특별상은 올해부터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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