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순간…함께 걷는 길

김동훈 광주제대군인제원센터 멘토·군사학 박사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7월 02일(수) 17:45
김동훈 광주제대군인제원센터 멘토·군사학 박사
군 복무는 인생의 한 시기를 국가에 헌신하는 시간이다. 나에게 있어 군 생활은 한때 삶의 중심 무대였다.

그곳에서 조직, 책임에 대해 배우고 스스로 단련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러한 시간을 거쳐 마주한 전역은 인생의 구조를 바꾸는 총체적 전환의 순간으로 새로운 삶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었다. 전역을 앞둔 시기, ‘제복을 벗고 나면 과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 서게 될까?’라는 불안함과 막막함이 찾아왔다.

그렇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나는 멈추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군에서 배운 끈기와 책임감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다. 그렇게 몇 번의 시행착오와 좌절을 딛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결국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필자는 2017년 전역 후 세 번의 직업에 도전해 새로운 자리에서 경험을 쌓아왔으며, 다가오는 7월 네 번째 출발을 앞두고 있다.

군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은 내 안에 뿌리내린 단단한 자산과 원동력이 되었고, 그 힘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이는 군 경력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증거가 될 것이다.

전환의 시점을 돌아보면 나에게 가장 실질적 도움을 준 제도 중 하나가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사이버연수원 제도였다.

사이버연수원의 다양한 강의를 통해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전문 자격과 실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었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자격증, 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었다.

특히 수강하는 강의의 교재비 절반을 지원해 주는 제대군인을 위한 실질적인 혜택은 예상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되었고, 그 배려에 놀라움과 감사함을 느꼈다. 결국 이를 통해 쌓은 배움은 전환의 문을 여는 결정적 열쇠가 되어줬다.

2021년도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된 광주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 활동은 전역을 앞두거나 막 전역한 후배 제대군인들을 만나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제대군인의 가치를 사회가 올바르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활동을 통해 나는 단순한 ‘조언자’가 아니라, 전환의 길을 함께 걷는 ‘동행자’가 되었다. 누군가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 성공했고, 또 다른 이는 군 경력을 살려 새로운 진로에 도전하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런 많은 사례가 쌓이며 스스로 제대군인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고 내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이 단지 나의 경력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등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었다.

제대군인 멘토링은 단순히 정보 전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제대군인의 숨은 역량을 발견하고, 스스로의 경험을 재정의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군 생활은 때론 사회와 단절된 듯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리더십, 책임감, 위기관리 능력, 조직 운영에 대한 통찰 등 민간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 자산들이 숨어 있다.

문제는 제대군인 본인조차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저는 멘토로서 그런 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자 항상 노력한다.

끝으로, 전역을 앞두고 있거나 전역 후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제대군인 에게 ‘전역은 끝이 아닌 또 하나의 시작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익숙했던 제복을 벗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혼자가 아니다. 함께 한다면 쉽게 이겨나갈 수 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사이버연수원, 멘토 특강 등 다양한 제도들은 전역이라는 인생의 전환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먼저 길을 걸어간 멘토들과 함께 방향을 잡아간다면, 모든 제대군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여정의 길목마다, 건승과 앞날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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