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작은학교 학생들 ‘장편영화 제작’ 도전한다

청풍초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 제작…박기복 감독 총괄
지역 공동체 힘 모아…김대중 도교육감 특별출연 눈길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2025년 07월 03일(목) 17:17
화순 작은학교인 청풍초등학교 전교생들이 첫 장편영화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 제작에 도전한다.
화순에 위치한 작은학교인 청풍초등학교 전교생이 지역 공동체와 힘을 모아 첫 장편영화 제작에 도전한다.

(주)무당벌레 필름(대표 박기복)과 화순 청풍초등학교(교장 김효관)에 따르면 전교 학생들이 지난해 3편의 단편영화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50분 내외 장편영화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를 직접 제작한다.

이번 영화는 청풍초 전교생 모두가 배우 또는 스태프 역할 등을 맡아 함께한다. 학교 선생님들도 배우로 출연해 학생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특히 김대중 전남도 교육감이 음악 선생님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김대중 교육감의 영화 출연은 지난해 청풍초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가 ‘제1회 전라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영화·영상제’에 초청 출품된 자리에서 인연이 됐다. 김 교육감은 학생 감독과의 대화 중 이듬해 제작에 들어갈 영화에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번 영화를 통해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다.

영화에서 김대중 교육감은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 선생님으로 등장, 학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선행과 도움의 상징인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로 분할 예정이다.

촬영은 청풍초와 마을, 폐광에서 로케이션으로 진행된다. 화순군의 협조에 더해 지역민들이 배우 및 스태프로 참여할 예정인 만큼 ‘지역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영화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영화는 청풍초 학생이 된 치매 앓는 할머니와 그의 손녀, 그리고 학생들이 화순탄광 탐방을 앞두고 갈등과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전개된다. 화순탄광은 일제 강점기 첫 채굴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23년 6월 11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았다. 극중 학생들은 티격태격하는 과정을 겪으며 화순의 정체성과 탄광 노동자들의 희생의 가치를 알아가고, 우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화순 청풍초등학교 학생들의 지난 촬영 현장.
박기복 영화감독
영화의 총괄 지휘를 맡은 화순 출신 박기복 감독은 영화사 무당벌레 필름 대표로 할리우드 영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80년 광주민주화운동 소재 영화를 제작, 연출하는 한편 어린이와 청소년 영화를 꾸준히 제작 지도하고 있다.

박 감독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학생 중심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면서 “‘원스톱’ 영화 제작 방식을 통해 교육청과 화순군이 끊임없이 연계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또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것만이 지역을 뛰어넘어 글로벌과 경쟁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일련의 작업이 인구소멸 위기에 대처하고 작은 학교를 살리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번 영화는 오는 7월 말에 촬영을 마치고 학교와 화순군 시사회에 이어 오는 12월 개최될 ‘제2회 전라남도교육청 작은 학교 영화 · 영상제’에 출품할 예정이며, 나아가 국내외 영화제 출품 및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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