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 속…광주시의회, ‘감투 싸움’ 눈총

물난리 피해 속출에도 예결위원 선임 놓고 지각 개의
민주당 의원들 합의도 무시…내년 선거 제 잇속 급급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2025년 07월 20일(일) 17:57
광주지역에 기상 관측 이래 최대 물난리로 극심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광주시의회가 ‘밥그릇 싸움’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0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지난 18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광주천 복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등 2건의 5분 발언과 광주시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 조례안’ 등 11개 안건을 상정·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는 이례적으로 1시간 넘게 지각 개의됐다. 이유는 본회의에 앞서 진행된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예결위원 선임’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이 방청석에서 개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안내방송도 없이 지연되자, 참관인들은 자리를 떴다.

문제가 된 예결특위는 집행부인 광주시의 주요 예산·결산안을 최종 심사·조정하는 특별기구로, 예결위원 선임은 지난 회기에 마무리됐어야 했지만, 의원들 간의 ‘자리 다툼’으로 추천 단계부터 잡음이 일었다.

애초 1년 전, 원 구성 당시 민주당 의원들 간에는 차기 예결위원장으로 서임석 의원을 내정하기로 합의했으나, 서 의원이 소속 상임위에서 예결위원으로 추천받지 못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예결특위는 4개 상임위에서 각 2명씩, 의장이 1명을 추천해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의회는 이날 전체 의원 간담회를 통해 예결위원 9인을 결정하고, 본회의 직후 위원장과 부의원장을 뽑을 예정이었다.

이날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는 서 의원이 예결위원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과 신수정 의장이 “소수정당을 배려해 무소속 의원을 의장 몫으로 추천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간 넘게 지연돼 겨우 열린 본회의에서는 일부 의원의 이의 제기와 정회, 속개, 기명 전자투표, 무기명 투표를 거치는 어수선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의회는 재투표 끝에 9인 위원(이귀순·채은지·박미정·정다은·김용임·강수훈·김나윤·정무창·심창욱)의 선임안을 가까스로 의결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최악의 물난리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의원들은 감투싸움만 하고 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이번 자리다툼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기거나 같은 선거구에 있는 의원을 포섭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집중 호우로 재난 비상 3단계가 내려진 이날 오전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인 시의원들의 모습을 시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난급 상황에 주민이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도 부족할 시점에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어야 되겠느냐”며 “광주시의회가 민주당 일색으로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동료의원 간에 합의한 내용도 서로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쫒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들 간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던 시각, 광주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들은 폭우로 인한 재난 상황 수습을 위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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