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정미소와 최첨단 복합예술이 만났다

나주정미소 ‘리듬감각:럭키세븐’전
8월31일까지 1·4·5동서 15점 선봬
케이야크문화예술교류 등 세곳 맞손
"문화융성 필요성을 제기하는 자리"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07월 21일(월) 17:49
개막식 참자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유일한 광주작가인 김세진 작 ‘If: As If Alive’
역사적 현장으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는 나주정미소가 수도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키네틱아트 등 최첨단 복합예술을 품었다. 나주정미소는 1920년 일제강점기 때 건립된 쌀 가공 공장으로 호남 최초의 정미소가 들어선 곳이었다. 이런 유서깊은 나주정미소에서 마련된 ‘리듬감각:럭키세븐’전이 그것으로, 전혀 다른 성격의 세 그룹이 모여 하나의 융합미디어예술이라고 하는 전시를 실현한 자리다. 여기에는 광주 케이야크문화예술교류와 은암미술관, 나주읍성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손을 맞잡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활성화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이 전시는 총괄 기획에 엄기준 대표, 전시 기획에 지아징징과 서지안(아트컴퍼니 모이모)씨 등이 참여했고, 전시 자문에 은암미술관 채종기 관장이 참여했다. 총괄 주관은 2018년부터 광주를 거점으로 국내외 활발한 국제교류의 장과 현대미술 및 작가를 소개하고 연결하는 활동을 펼쳐온 케이야크문화예술교류가 맡았다.

‘리듬감각:럭키세븐’전은 현대 미디어 기술이 반영된 우리 시대의 예술을 새롭게 조망하며, 지역민에게 문화예술향유 제공과 함께 끊임없이 변신하는 미디어아트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됐다.

15점이 출품된 이번 전시는 2023년 광주은암미술관에서 열렸던 ‘리듬 감각’전 때 선보인 작품들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미디어아트가 지닌 다중적 리듬, 감각의 확장과 더불어 우리 시대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전시 전경
김창겸 작 ‘Life in the Mandal’
조세민 작 ‘너에게, 나에게, 모두와 함께’(To you, to me, with together)
세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각각의 공간에서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통해 관람객의 다채로운 감각을 일깨우고자 한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감각기관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예술과의 만남이 얼마나 경이롭고 행운 같은 순간인지를 깨닫게 하는 메시지를 ‘럭키’(행운)이라는 문구에 담고 있다.

첫 번째 섹션 ‘움직임:Act’는 나주정미소 1동에 준비했다. 유일한 광주작가인 김세진씨(미디어아트)를 포함해 김창겸(미디어아트), 조세민(인터랙티브)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작품과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작품을 중심으로 미디어와 공간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여기다 생동감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또 두번째 섹션 ‘귀기울임:Hear’는 나주정미소 4동에 자리한 나주작은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한승구(미디어아트), 최종운(인터랙티브), 이탈(키네틱아트)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한승구 작가의 웅장한 미디어 아트 작업, 이탈 작가의 기계장치와 영상장치를 혼합시킨 키네틱적인 작품, 최종운 작가의 센서를 통해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는 음악적 요소가 결합된 작품이 각각 출품됐다. 이 공간에서는 암전과 강렬한 사운드, 압도적인 시각 효과를 통해 무더위를 잊게 하는 등 강렬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나주정미소 전경
마지막으로 세 번째 섹션 ‘감각의 회복:Recovery of Emotion’에서는 조용신(미디어아트), 조세민(인터랙티브)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공간에서는 인간의 여러가지 감각 회복 방법 중 인간과 인간의 상호 대면을 통한 회복에 주목하며 관객이 내면의 감각을 다시 일깨우며 상호 공명의 깊은 경험을 전달한다.

엄기준 대표(케이야크문화예술교류)는 이번 전시에 대해 “문을 연지 100년이 됐고 전남에 자리한 정미소 중 큰 규모에 해당하는 나주정미소가 개관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했는데 이런 역사적 공간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나주에서 선보이게 돼 의미가 깊다”면서 “수도권 외 쇠퇴지역에서도 문화융성이 필요하고, 그 필요성을 제기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개막식은 지난 18일 전국적인 호우 속에서도 지역 동호회의 공연과 함께 성황리 진행됐고, 전시는 오는 8월31일까지 나주정미소 1, 4, 5동에서 휴관없이 계속 진행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53087785512819027
프린트 시간 : 2025년 07월 22일 18: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