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가맹단체를 찾아서]박영민 광주족구협회 회장 "엘리트 체육으로의 도약…족구 저변 확대 이끌 것"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
2025년 07월 30일(수) 1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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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 북구 ㈜전남클린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박영민 제3대 광주족구협회 회장(㈜전남클린코리아 대표)은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을 통해 족구인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도록 족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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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 북구 ㈜전남클린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박영민 제3대 광주족구협회 회장(㈜전남클린코리아 대표)은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을 통해 족구인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도록 족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족구는 대한민국에서 유래한 전통 구기종목이다. 각 팀 4명(우수비, 좌수비, 세터, 공격수)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발과 머리만 사용해 수비와 공격을 하며 승부를 가른다.
박영민 회장이 족구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단순히 승부욕에서였다. 그가 하남공단 인근에서 근무했을 당시 인근에 광산소방서가 있었다. 휴식 시간에 소방관들이 족구를 즐기고 있었고, 화려한 공수대결을 본 그는 이들을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에 족구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 직장 동료와 짬을 내어 연습했지만, 이들과 즐기는 것만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이에 그는 지난 2000년 상무시민공원에서 드래곤족구라는 이름의 동호회를 결성했다. 50여명의 규모인 이 동호회에서 꾸준히 활동한 그는 회원들과 전국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을 키웠다.
12년의 동호회 활동기간 총무 역할도 맡은 그는 이후 경력을 인정받아 서구족구협회 사무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협회 활동에 초석이 됐다. 그는 서구협회 사무장직을 지내다 2015년부터 광주족구협회 사무국장으로 발탁됐다. 이어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통합된 2016년부터는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일선에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은 그는 2021년 광산구족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23년 3월에는 광산구체육회 사무국장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제1~2대 광주족구협회장인 김용주 회장으로부터 자신의 임기 종료 후 회장직을 맡아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박 회장은 결국 사무국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제3대 광주족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1월 14일 실시된 회장 선거에서 총 41표 중 28표를 획득하며, 13표를 얻은 임동연 후보를 15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박 회장은 당선 후 “광주족구 동호인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광주족구협회가 17개 시·도 협회 중 가장 탄탄한 협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을 다짐했다.
그는 이미 오랜 기간 종목 발전에 이바지해왔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한다.
먼저 인프라가 갖춰져 있음에도 이용하는 회원들의 연령대와 성별이 한정적이다는 점을 현안으로 꼽았다.
족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은 스포츠 중 하나다. 전국 모든 클럽의 월 회비가 2만원 수준이다. 신발만 들고 가면 나머지는 모두 족구장에 갖춰져 있다. 족구장 역시 산발적으로 존재한다. 특히 광주에는 공식규모의 족구장도 많다. 하남스포츠파크 안에 있는 족구전용돔구장, 첨단체육공원 안에 축구장과 같이 운영되는 전용구장 등 대회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설을 사용하는 인원이 남성에 치우 처져 있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 남성이 군대에서 족구를 접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유·청소년들은 족구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족구가 엘리트 스포츠로 도약하지 못하는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박 회장은 “족구가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식종목으로 승격되지 못했다”면서 “이는 말 그대로 구색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 선수들과 청소년들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프로그램을 마련해 족구가 학교 체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홍보사업 등을 통해 여성팀과 장애인 팀 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팀 창단 또한 과제다.
현재 대한민국족구협회는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의 국비사업 일환으로 승강제 리그 사업을 운영 중이다. 족구의 전문체육화를 위해 마련된 이 사업은 J1(실업 리그)부터 J5(아마추어 리그)까지 리그를 나눠 승격과 강등을 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지자체 등에서의 지원이 미흡하다. 결국 기업 차원에서의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국적으로 실업팀이 전무한 상황이다. 박 회장은 광주에 실업팀을 마련함으로써 저변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임기 내 광주 최초로 전국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현재 족구의 주요 대회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한체육회장기, 대한족구협회장기 등이 꼽힌다. 현재까지 광주에서는 이러한 메이저 대회가 열린 적이 없다. 전국대회 역시 전무했다. 대회 개최가 동호인 실력 향상과 환경 개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지역에서 이를 주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회장은 “임기 중 전국대회 개최가 숙원사업인 만큼, 현재 광주빛고을배 족구대회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구상 중이다”면서 “뿐만 아니라 태권도처럼 5·18 단체들과 연계한 전국단위 대회 등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대한족구협회장님과도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전남 족구와의 교류를 확대한다. 과거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전 양 시도 간 대회를 자주 마련했던 광주·전남은 통합체육 출범 이후 소통이 줄었다. 족구인들이 더 많은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호남권 관계를 돈독하게 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끝으로 박 회장은 “족구는 대한민국의 전통 종목이다. 앞으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족구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한 온 힘을 쏟겠다”면서 “시민과 국민분들도 따뜻하고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족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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