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섬의 수도 전남에서 본 ‘섬의 날’의 의미와 가치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2025년 08월 04일(월) 1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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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
그로부터 200여 년이 지난 오늘, 전남도는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해 2018년 세계 최초로 ‘섬의 날’ 제정을 주도하고, 2019년 제1회 섬의 날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이어 한국섬진흥원을 목포에 유치하고,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준비하며, 섬의 매력과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과 전남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가고 있다.
매년 8월 8일은 ‘섬의 날’이다. 국민 공모를 통해 제정된 이 날은 한여름 섬의 풍성한 먹거리, 즐길 거리, 볼거리를 상징할 뿐 아니라, 숫자 8을 옆으로 눕힌 모양(∞)처럼 섬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뜻한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섬의 날 행사는 8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천천히 돌아보고, 섬’을 주제로 전남 완도에서 열린다. 2019년 목포를 시작으로 통영, 군산, 울릉, 보령에 이어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민 모두가 섬의 가치와 매력을 함께 누리는 축제가 될 것이다. 섬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직접 체험하며 공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섬의 수도’ 전남에서 바라보는 섬의 날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섬은 전남의 절대적 비교우위 자산이다.
전남은 전국 섬의 61%인 2,165개 섬을 보유하며, ‘가고 싶은 섬’ 정책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자연환경 보전, 섬 문화 발굴, 생태관광을 접목한 이 정책은 섬 공동화를 막고 주민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2023년까지 총 24개 섬이 선정되어 생태 여행지로 탈바꿈했으며, 섬 방문객은 2014년 27만 명에서 2024년 113만 명으로 약 4배나 증가했다.
둘째, 섬은 해양영토의 전초기지다.
섬(Island)은 이름 그대로 ‘바다(Is)’와 ‘땅(land)’의 결합이다. 섬을 단순히 육지에서 떨어진 공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육지와 바다를 아우르는 해양영토의 확장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 섬은 해상 교통의 중심지이자 해양 주권을 상징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중요하다.
셋째, 섬은 연구와 보존의 가치를 지닌 생태 공간이다.
외부 간섭이 적어 생태계가 온전히 보존된 섬은 ‘생물서식공간(비오톱)’으로서 학술적·환경적 가치가 높다. 섬은 독립된 생태계이자 고유한 문화의 보고이며, 생태자원의 보물창고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소중한 자연 유산이다.
전남도는 단순히 섬이 많은 지역을 넘어, 섬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 가능한 섬 발전을 위해 선도적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2015년부터 추진한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섬 고유의 생태자원을 보존하면서도, 주민은 살고 싶고 관광객은 가고 싶은 섬으로 변화시키며 관광·재생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섬 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1000원 여객선 운임 지원, 일반인 반값 여객선 지원 등으로 접근성을 대폭 개선했고, 생활물류비·생필품 운송비 지원으로 실질적인 생활 편의까지 꼼꼼히 챙겨왔다.
전남의 선도적인 섬 정책은 중앙부처와 타 지자체의 정책 방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전남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기후위기 대응, 해양자원 관리, 지속가능한 섬 발전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통 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우리 섬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제6회 섬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섬 주민과 국민 모두가 어우러져 섬의 소중함을 배우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어린이, 청소년, 주민들이 참여해 섬의 매력을 몸소 체험하고, 섬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