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가 여는 K-Food 미래

윤성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총감독(문화학 박사)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8월 04일(월) 19:15
윤성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총감독
K-Food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미식의 경연장인 뉴욕의 미슐랭 스타급 식당 60여 곳 중 30%에 달하는 19개 식당이 한식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주요 검색사이트에서 한식은 이탈리아, 프랑스, 멕시코, 일본 등 세계적인 미식 국가들을 제치고 최고의 검색량을 보이며 세계 미식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장성 백양사의 사찰음식 전문가 정관스님은 넷플릭스 출연 이후 한국보다 더 많이 전 세계를 다니며 우리의 전통 사찰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9월 말 기순도 명인은 세계 미식의 중심도시인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 초청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한국의 전통장 문화를 소개하고 장으로 조리한 종가의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행사를 펼친다.

유네스코에서는 미식의 정의를 다양한 민족의 문화, 유산 및 공동체의 의식이 음식에 반영된 것으로, 모방할 수 없는 시대적 유산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미식은 ‘맛있는 음식’ 자체이자, 그 음식이 만들어진 지역의 전통, 역사, 문화, 예술이 반영된 음식 이상의 것인 셈이다.

남도는 2000여 개에 달하는 섬과 육지가 풍성한 바다를 접하고 있으며, 섬진강, 영산강 등 깊고 넓은 강으로 비옥해진 너른 평야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수려하고 깊은 산과 밭을 통해 예로부터 다양한 농·수산물과 온갖 종류의 해조류, 축산물까지 가장 많은 식재료를 만들어내는 식재료의 보고(寶庫)였다. 그래서, 남도는 ‘한국의 부엌’으로 불리기도 하며,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은 제철 음식으로 풍성하고 건강한 식문화를 형성해왔다. 남도 미식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발효와 삭힘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전통 장과 홍어 삼합, 각종 젓갈류, 전통주 등은 시간이 주는 깊은 맛을 추구하는 남도만의 음식 철학을 보여준다.

필자는 박람회의 총감독을 맡으면서 풍성한 남도 한정식과 감칠맛 나는 남도의 음식들이 가진 가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네 글자로 남도 음식을 정리했었다. 미식이 지향하는 첫 번째인 미각을 만족시키는 ‘맛’과 조리법의 이야기와 화려한 차림새로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멋’ 그리고 풍성하고 다양한 청정 식재료로 대표되는 건강을 지키는 의미의 ‘몸’, 넉넉한 한상차림으로 어머니의 정성과 풍요로움을 표현하는 ‘맘’(마음), 이 네 글자로 남도미식의 가치가 표현된다고 보았다. 이 네 가지 가치는 사실 전 세계의 미식이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며, 남도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목포 갈치, 여수 갯장어, 순천 짱뚱어, 광양 매실, 고흥 유자, 벌교 꼬막, 영광 굴비, 완도 전복, 신안 천일염 등 한 지역에 한가지 대표 식재료를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남도에는 많은 대표 식재료가 있다. 22개 시군을 대표하는 식재료들이 각 지역의 전통 조리법과 만나 무궁무진한 맛의 스펙트럼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남도미식이 가진 진정한 경쟁력이다.

‘맛’이라고 하면 내로라하는 중량급 도시들이 힘을 합해 펼치는 이번 박람회의 개최지는 목포다. 목포는 남도미식을 대표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다. 1897년 개항 이후 서남해안의 중추 도시로 발전해 온 목포는 독특한 해양 문화와 맛있는 해산물 요리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이미 ‘맛의 도시’를 공식 선포한 목포는 미식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달산과 다도해가 어우러진 목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미식 체험에 특별한 감동을 더해줄 것이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목포는 국내 4대 거점 관광도시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K-Food 시대를 선도하는 미식 도시, 맛의 도시로 확고히 자리 잡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남도 22개 시군의 자원과 남도미식이 가진 경쟁력을 선보일 이번 박람회에서는 박람회의 주제인 ‘자연이 내린 식탁 ; 남도, 지속가능한 미식산업의 미래’처럼, 청정 자연의 선물과 같은 남도의 고품질 식재료를 선보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충분한 마켓을 준비하였으며 엄격하게 선발된 미식로드 대표맛집을 통해 남도 미식을 상시적으로 맛보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셰프들의 조리 과정을 직접 보면서 신선한 식재료가 미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미식박람회의 가장 큰 매력의 하나가 될 것이다. 남도의 깊은 맛이 세계와 만나는 2025년 10월, 목포에서 펼쳐질 특별한 만남을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54302539514033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8월 11일 21:4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