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정한 해방, 민생의 회복으로 완성하자

문상필 (사)광주공동체 이사장, 전 광주시의원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8월 11일(월) 14:46
문상필 (사)광주공동체 이사장, 전 광주시의원
다가오는 8월 15일은 광복 80주년입니다.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자문하게 됩니다. “우리는 진정 해방되었는가?”

1945년, 우리는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났지만, 해방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친일세력은 청산되지 않았고, 해방 후에도 요직을 차지하며 이 땅의 정의와 공정, 민주주의의 뿌리를 짓밟았습니다.

그 미완의 청산은 권력의 사유화와 정의의 왜곡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12·3 내란’은 잘못된 과거를 반복한 비극이었고, 그 책임은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방관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기를 단지 정치적 갈등이나 제도 개혁의 차원에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붕괴는 곧 민생의 위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민이 겪는 고통은 단지 체감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초생활이 무너지고 있고, 지역의 생계 기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배고픔과 불안으로부터의 해방까지 포함돼야 합니다.

서민들이 장바구니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골목 가게에 불이 꺼지지 않으며, 청년이 떠나지 않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길입니다.

정의와 공정이 제자리를 찾아야 민생이 살아납니다.

지역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선 중앙집중적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이 중심이 되는 분권적 경제 전략이 필요합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지역 일자리, 사회적경제 기반 확충 등이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선언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고 일상의 실천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배척하지 않고, 절차를 지키며, 권력이 국민에게 있다는 신념을 공유할 때, 민주주의는 살아 있습니다. 그 출발점은 ‘교육’이며, 그 실현은 ‘경제 정의’ 위에서 가능합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다시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청년들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민주주의와 경제 정의를 가르쳐야 합니다.

왜 광복절을 기념하는가? 왜 친일 청산은 끝나지 않았는가? 왜 민생은 늘 뒤로 밀려나는가?

이 물음에 솔직하게 답할 때, 우리 사회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 이 도시가 더 이상 버티는 곳이 아닌, 살아 숨 쉬는 희망의 터전이 되기 위해, 폭염 속에 고통받는 노인, 월세 내기도 버거운 자영업자, 장래를 포기한 청년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는 정치가 말만이 아닌, 민생의 회복과 지역경제의 재건으로 실현되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광복입니다.

오늘, 광복 80주년. 우리는 다시 묻고, 다짐해야 할 시간입니다. 민주주의와 민생, 그 두 가지를 함께 지켜내야 합니다.

다시는 12·3 같은 어둠이 오지 않도록 우리 모두, 민주주의와 민생의 선생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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