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호남발전 약속 이행

박정렬 지역사회부 부국장대우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8월 11일(월) 17:00
“12·3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간 광주 영령들의 공이 컸다. ‘이런 광주에 대해 특별한 보상이 이뤄졌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이 답해야 할 때다.”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취임 후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첫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지난 6·3대통령선거를 통해 민주진영이 정권을 재창출하며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하며 광주·전남·전북의 기대감은 커졌다. 압도적 지지로 새정부 출범의 주역이 됐고, 민주당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곳이 호남이기 때문이다.

이에 호응하듯 정청래 대표는 연일 호남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최고위 발언도 이 같은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호남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의료 인프라 확충, 첨단산업 육성, 에너지 환경 선도 사업 등의 추진을 약속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을 통해 광주·전남이 풀지 못하고 있던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해법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제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정치지형이 바뀔때마다 이 같은 호남에 대한 선심성 지원 약속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장밋빛 청사진 제시와 달리 현재 지역상황을 살펴보면 오로시 실천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물음표를 지울 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이전과 같이 새정부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단정하고 싶지 않다.

대통령실은 타운홀 미팅 후 곧바로 광주군공항 이전 추진을 위한 TF를 출범시켰고, 정부부처·지자체가 참여하는 6자 협의체 구성에도 들어갔다. 또 RE100(재생에넞 100% 사용)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하고 전력망 구축이 시급한 전남권을 차세대 전력망의 혁신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도 정 대표 체제 시작과 함께 당내에 호남발전특위를 구성하며 구체적 정책 마련에 나선 것은 약속 이행의 의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주요 인선에 호남권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 또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중앙정부와 정치 무대에서 입지가 좁아졌던 호남의 위상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호남발전을 위한 실천은 무엇이 핵심인가를 생각해보자.

먼저 호남발전은 시혜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당위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진영에 대한 지지가 높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호남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호남을 키워야 지역성장, 균형발전을 통한 대한민국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여러 지원 정책 중 RE100 산단 조성을 살펴보자.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전남에 RE100 산단을 조성하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서도 제기됐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추고도 계통연계 부족으로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공론화돼 이에 대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100 산단을 전남에 조성해 전남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전남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지산지소’의 한 방안은 환영받을만 하다.

RE100 산단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기업의 입주가 뒤따라야 한다.

RE100은 구호가 아닌 현실적 글로벌 무역장벽이다. 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해 생산한 제품이 아니면 수출에 제한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남에 조성될 RE100 산단에는 단순히 전력 소비처로서의 기업 입주가 아닌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야 할 경쟁력을 갖춘 수출 기업의 입주가 필수적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타운홀 미팅에서 언급했다가 매듭짓지 못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향후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RE100 실천이 필수다. 그렇다면 이 같은 기업의 주요 공장이 어디에 입지해야 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 민주당의 호남발전 약속 이행은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해 구체적 실천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여기에 ‘화끈하게 속도감 있게’ 이뤄진다면 금상첨화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54899201514537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8월 11일 23:4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