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백화점 폭발물 테러 신고…경찰력 낭비에 시민 불안

신세계·롯데 백화점에 경찰특공대 투입…직원들 대피
개장시간 2시간 넘게 지연…치안 공백·시민 불편 야기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5년 08월 11일(월) 18:29
11일 오전 광주 동구 롯데백화점에 폭발물 설치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직원들이 대피하고, 소방과 경찰 등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전국에서 허위 폭발물 테러 협박이 빗발치는 가운데 광주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다행히 폭발물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허위 테러 글로 경찰을 투입해 대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1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오전 9시40분께 ‘고성능 폭탄을 입수했다. 서울 중구와 압구정에 위치한 백화점과 광주 서구 롯데백화점 등 5곳에 설치하겠다’는 신고를 접수한 서울경찰청이 광주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했다.

폭파 시점에 대해서는 “9~10일 사이에 설치한 폭발물을 터트리겠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청은 서구 신세계백화점과 동구 롯데백화점 등에 경찰 수색견 2마리, 경찰특공대, 기동대 등 50여명을 긴급 투입해 폭발물을 수색했다.

또 기존 백화점 개장 시간(오전 10시30분)을 미루고 직원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해당 백화점은 모두 개점 전이라 일반 고객은 없었다.

소방당국도 현장에서 수색 추이를 살피며 대응에 나섰다.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수색은 이날 오후 12시25분 모두 종료됐고, 그 결과 폭발물 설치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보다 늦게 개장하게 된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은 오후 12시40분부터 정상 영업에 들어갔다.

두 백화점은 허위 신고로 인한 영업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액 규모를 추산하고, 경찰의 협박범 수사 상황 등에 맞춰 후속 대응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전국적으로 허위 폭탄 협박 신고가 남발하면서 일선 경찰관·시민들의 피로감 가중과 치안력 낭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특공대가 출동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구 롯데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신고를 받고 동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서구 신세계백화점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앞서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공연을 보러 온 시민 수천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특공대 등 57명과 소방관 70여명이 현장으로 출동해 약 1시간 동안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5일에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위협 글을 올린 중학생(1년)이 글을 올린 다음 날인 6일 제주에서 검거됐고, 유사한 내용의 댓글을 작성한 20대도 경남 하동에서 붙잡혔다.

당시 백화점 직원과 고객 등 약 4000명이 백화점 밖으로 긴급 대피했고, 경찰특공대 등 242명이 투입돼 약 1시간30분 동안 백화점을 수색했다.

이 같은 허위 신고에 경찰력 낭비와 치안 공백 발생 우려는 물론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신고는 경찰의 발목을 잡는 잘못된 행동이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데 허위신고로 경찰력이 투입되면 긴급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특정 다수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한 경우 공중협박죄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구체적 위협 행위 없이 단순 허위 글을 작성했다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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