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9·19 군사합의 선제적·단계적 복원하겠다"

광복절 경축사 "북 체제 존중…흡수통일 추구 안해"
"남북·미북 대화로 비핵화 국제사회 지지 넓힐 것"
"실용외교로 일본과 상생 모색…과거사 직시해야"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5년 08월 15일(금) 11:42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갈 적기다.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면서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라며 “남북기본합의서에 담긴 이 정신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까지 남북 간 합의를 관통한다.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며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며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라며 “비핵화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했기에 관계 정립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이 있고,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한다”면서도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자 경제 발전의 중요한 동반자”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도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의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유공자를 예우하는 등의 보훈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난 80년간 눈부신 성취를 이뤘다”며 “이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닌, 스스로를 불사른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일궈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며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더는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한미 관세협상은 하나의 파도에 불과하다.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치이다 마침내 국권을 빼앗겼던 120년 전 을사년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2025년 을사년은 그때와 달라야 한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국민주권의 빛이 꺼지지 않는 나라로 함께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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