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관문 ‘무등의 빛’ …애물단지 전락

외부 노출로 잦은 고장…수개월 운영 중단 반복
대대적 보수도 그때 뿐…혈세 年 수천만원 낭비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5년 08월 17일(일) 17:26
광주 관문인 호남고속도로 광주 톨게이트에 설치된 ‘광주다움’을 담은 미디어아트 조형물인 ‘무등의 빛’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광주 관문인 호남고속도로 광주 톨게이트에 설치돼 ‘광주다움’을 담은 랜드마크로 호평을 얻었던 미디어아트 조형물인 ‘무등의 빛’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외부 노출과 비바람에 취약한 전자기기인 탓에 고장이 잦아 점검과 보수에 들어가는 수 천만원의 시민 혈세가 해마다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광주시와 광주디자인진흥원 등에 따르면 ‘무등의 빛’은 지난 2020년 호남고속도로 광주톨게이트(전남 장성군 남면 북향리 일원)에 설치됐다.

이는 관문형 폴리(장식용 건축물)로 이이남 작가와 김민국 나우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대표의 협업으로 광주시가 지난 2020년 5월 20억3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치했다.

폭 74m·높이 8m의 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무등산 사계와 낮과 밤, 의향, 예향, 미향이라는 3향을 담은 영상을 무등산 산맥을 구현한 3개 면에 각각 송출하고 있다.

설치 당시만 해도 ‘타 지역의 톨게이트와 다른 광주만의 독특함이 보인다’, ‘광주의 특별한 첫인상’,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을 잘 살렸다’ 등 호평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비정형 미디어아트 초대형 작품이 도시 관문인 톨게이트 위에 설치돼 ‘민주화의 도시 광주’만의 개성 넘치는 독창적인 풍경을 외지인들에게 선사했다는 기대도 받았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인해 ‘무등의 빛’ 작동이 수개월 간 멈추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무등의 빛은 지난달 17일부터 폭우로 인해 작품을 구성하는 전자 모듈 판에 이상이 생기면서 한 달 가까이 영상 송출이 끊겼다.

다행히 폭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고장은 보험 적용이 가능해 추가 수리와 관련된 지출은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 같은 말썽은 매년 잇따르고 있다.

앞서 2023년과 지난해 강풍과 폭우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부품 손상이 발생해 수시로 운영이 중단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재정공제보험금 9000만원을 들여 대대적인 보수를 진행했음에도 유사한 고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프로그램 이상, 전광판 고장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매월 부과되는 전기세(280만원)와 1년에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정기점검비, 긴급보수 등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광주시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현재 디자인진흥원 등 관리 주체가 1~4차 광주폴리 28개 작품을 관리하는 예산(2억여원)을 통해 수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외부에 설치돼 고장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수리도 쉽지 않다. 잦은 고장으로 ‘도시마케팅 브랜딩’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무등의 빛’은 광주 폴리 프로젝트의 4차 시리즈 작품으로, 광주비엔날레재단이 광주시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다 최근 광주디자인진흥원으로 관리 주체를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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