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데이터가 밥 먹여준다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광남일보@gwangnam.co.kr |
2025년 08월 27일(수) 1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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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
가을걷이 준비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통계가 지혜로 바뀐 일이다.
집집마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린다. 김장하는 집, 가족이 많은 집은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외식이 잦거나 혼자 사는 집은 음식물쓰레기가 적다. 얼마 전까지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비용은 똑같았다.
옆집 사람들끼리 불평등하다며 입을 모았다. 언제부턴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만큼 돈을 다르게 낸다.
좋은 수다가 정책이 된다. 그런 수다를 떤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정보가 모이면 정책이 되고, 정책이 되면 더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어느 젊은이가 불평한다. 아침이면 우리 동네에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이 많이 나뒹군다고.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을 거꾸로 쌓아놓는 기둥을 곳곳에 놔두면 좋겠다고 해결책도 말한다.
관찰을 함으로 불편한 점을 찾아내고 대안까지 마련한다. 당장 정책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관찰을 정리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어느 잘사는 동네에 자장면집이 없다. 자장면집이 없으니 짬뽕집도 없다. 커다란 중국 요릿집은 하나 있다. 시골에서 손짜장을 팔던 후배가 부자동네에 자장면집을 내고 싶다고 했다.
왜 없을까? 문제는 집세였다. 자장면 배달로는 집세 감당이 어려웠다. 또, 부자들은 비싸더라도 요릿집에서 대접 받으며 우아하게 먹기를 바랐다.
통계를 보니 자장면 배달은 이웃마을에서 한다.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장면 배달 관례가 생겨서 이제 부자마을에는 자장면집이 없어도 된다.
장사 성패에는 분석이 중요하다. 손짜장 후배는 어떻게 손님이 더 즐겁게 찾을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아이들이 뛰노는 정원과 주차장을 늘려 주말 손님을 맞이했다. 분석을 활용했고, 지금 시골에서 손짜장면집을 잘하고 있다.
주가지수가 오른다고 너도나도 주식투자를 한다. 투자하고 나서, 내가 투자한 종목만 오르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 많다. 분석하지 않고 통계만 따르면 그럴 수 있다.
평균과 통계는 일반적이어서 참고할 만하지만, 주관적 판단이 꼭 평균과 통계를 따라가지는 않는다. 평균과 통계의 함정이다.
평균을 나에게 적용시키기는 것은 무리고, 분석 없이 통계를 따르는 일은 어리석다.
평균으로 살면 만족감이 생기지만 내가 잘하는 일은 따로 있을 수 있으니, 남보다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통계대로 되기만 한다면 실패할 일은 없겠다. 통계는 객관적인 수치라서, 나에게 딱 들어맞는 일이 아니다.
또한 평균과 통계는 평화의 시대에만 적용된다. 갑작스런 변화나 엉뚱한 사태가 생기면 적용하기 어렵다.
정보는 찾아야 한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모아야 한다. 모으기만 하면 아까워 버릴 수 없는 쓰레기가 될 수 있다. 모은 뒤에는 종류별로, 세대별로, 지역별로 정리해야 한다.
정리하면서 분석이 된다. 어디에 필요한 정보인지, 누가 필요한 정보인지, 분석을 하면 정보에 담긴 뜻을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의 마음이 담기는 정보는 시대에 맞는 데이터로 바뀐다.
분석을 하면 활용할 수 있다. 정치인이 활용하면 훌륭한 정치인이 되고, 사업가가 활용하면 돈을 번다. 정보는 더 나은 삶과 더 안전한 삶을 이끌 수 있다.
세상일은 사람이 하니까, 사람을 쓸 때도 정보가 필요하다. 일만 꼼꼼하게 잘하는 사람이 있고, 인간관계까지 다정한 사람이 있다.
‘돈’만 쫓는 사람이 있고, ‘관’찰을 잘해서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칭’찬으로 덕을 쌓는 사람이 있고, ‘겸’손으로 마음을 얻는 사람이 있다. ‘질’문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있고, ‘발’표로 설득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한 가지만 잘해도 좋지만 평균과 통계를 뛰어넘어 성장하려면, ‘돈관칭 겸질발’을 잘해야 한다. 고려 광종 때부터 내려온, 한 번의 시험만 잘 봐서 성공하는 시대를 벗어나야 한다.
사람의 얼굴과 하는 말에서 얻은 정보가 인간관계를 좋게 만들고, 수다 떨다가 얻은 정보에서 돈을 벌기도 한다. 데이터가 밥 먹여주는 시대다. 나도 돈관칭 겸질발을 잘해야 하는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