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염에 ‘열 받은’ 에어컨 실외기…화재 주의보 광주·전남 28일째 폭염특보…햇빛·빗물 발화 원인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2025년 08월 31일(일) 17:24 |
![]() |
지난 29일 광주 북구 문흥동 A아파트 11층 한 세대에서 불이 나 입주민 수십명이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한 주민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
31일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연일 한낮 최고기온이 31~34도를 기록, 평년기온(28.1~30.4도)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때 시간당 60㎜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졌지만 더위는 꺾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밤 사이(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냉방기기를 하루 종일 켜둘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문제는 외부에 노출된 냉방기기 실외기가 햇빛이나 빗물 등 요인에 따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9일 광주 북구 문흥동 A아파트 11층 한 세대에서 불이나 주민 수십여명이 대피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8분 만에 불을 모두 껐다.
이 불로 아파트 주민 수십명이 집 밖으로 대피했고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세대 내 “에어컨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에어컨 실외기 등 정확한 발화점 등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
지난 29일 광주 북구 문흥동 A아파트 11층 한 세대에서 불이 나 입주민 수십명이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한 주민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
지난달 9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도 15층 규모 건물 10층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났다.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95명과 장비 34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21분 만에 완진했다. 불이 나자 건물 안에 있던 4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화재로 건물 사무실 내 일부 물품이 불에 타고 건물 외벽이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소방안전본부가 분석한 결과 에어컨 실외기 화재는 주로 7~8월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21~2023년 총 68건의 실외기 화재 중 28건(41.1%)이 7~8월에 발생했다.
화재 원인으로는 담배꽁초·전선 단락·과열 등 부주의가 48.5%(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 48.5%(33건), 기계적 요인 7.3%(5건) 순이었다.
이에 소방당국은 여름철 화재 예방을 위해 생활 속 자율점검과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주요 예방수칙은 △전선이 손상되거나 무거운 물체에 눌리는지 점검 △에어컨 내 먼지 제거와 이상 유무 점검 후 가동 △시간 설정 기능 활용 △에어컨 전용 단독 콘센트 사용 △에어컨 실외기 통풍 가능한 곳에 설치 △실외기 주변 깨끗하게 유지하기 등이다.
광주소방 관계자는 “연이은 폭염 속에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에어컨 등 냉방기기에 대한 관리 등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