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청년이 떠나는 광주·전남, 대전환이 필요하다

최현수 편집국장

최현수 기자 press2020@gwangnam.co.kr
2025년 09월 21일(일) 17:56
최현수 편집국장
해마다 1만 명 이상의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는 지난 2004년부터 2024년까지 20년간 청년층(19~34세) 10만4608명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산술적으로 매년 평균 5000명 이상이 대학입학과 일자리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있는 셈이다.

전남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도민 9만4645명이 수도권으로 유입됐다. 이는 인구 3만명 미만의 도시 세 곳이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의 삶터가 사라질 위기다.

광주·전남의 대변화, 대변혁이 절박하다. 정치권과 지자체는 지역발전을 위한, 생존을 위한 어젠다 발굴과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고민할 때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무너졌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빠르게 회복되고, 경제에서도 ‘긍정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G7 정상회담에 이은 일본·미국 순방으로 흠집 난 대외신인도를 회복했다.

특히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대 특검법’도 수사에 속도를 내며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있다.

이제는 침체된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이 최우선이다.

새 정부가 적극재정 투입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생산적 금융 활성화에 나서면서 경제 반등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상향 조정했고, 3분기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회복과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한국의 성장률을 1.1%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시장도 계엄사태 이후 불확실성으로 지난 4월 코스피가 연중 최저치(2293.70)을 기록했으나 지난 16일에는 3340선까지 돌파했다. 불과 5개월 사이 1000포인트를 넘게 상승한 것이다. 이는 계엄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경제적인 희망과 기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국토균형발전도 꿈틀거리고 있다.

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국토발전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지방에 대한 배려 의지는 분명하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극 3특’균형발전 정책이 그것이다.

광주·전남도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지방소멸과 인구감소지역에서 벗어나려면 미래 먹거리가 될 산업의 구조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역 성장의 마중물이 될 신산업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광주는 AI(인공지능)중심도시 육성에 올인하고 있고, 전남은 재생에너지 글로벌중심지 선도도시를 꿈꾸고 있다.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됐고, 내년도 예산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가 확보되면서 시·도민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다.

‘AI 선도도시’ 광주는 AI·미래차·에너지 분야에서 이미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 도시다. 그런 점에서 AI 국가시범도시 조성은 물론 AX(인공지능 전환) 실증밸리 조성, 여기에다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수도’ 전남은 햇빛과 바람 등 풍부한 자연자원을 활용한 글로벌 재생에너지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신안 앞바다 8.2GW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와 수소 클러스터까지 추진 중이다. 전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가 있고,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장점을 내세워 RE100 산업단지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래 산업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광주시와 전남도의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호남지역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사실 그동안 민주당은 뿌리이자 텃밭인 광주·전남을 홀대해 온 게 사실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이슈 때마다 5·18묘역을 참배하며 보여주기식 정치무대로만 활용하기 일쑤였다. 현장에서 쏟아낸 공약은 대부분 헛구호에 그쳤다.

여당에서도 호남에 차별이 아닌 배려를 약속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내 호남발전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정청래 대표도 “국가가 호남 발전이라는 옥동자를 낳고 길러야 할 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정책으로, 예산으로 통 큰 지원을 통해 광주·전남이 국토균형발전의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굵직한 지역 현안인 군 공항 이전이나 국립의대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광주에서 가진 ‘타운홀미팅’에서 군 공항 이전을 직접 책임지고 챙기겠다며 대통령실에 ‘6자 TF’를 구성했지만 아직까지 해법찾기에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도의 ‘30년 숙원’인 전남 국립 의과대학 신설은 도민의 생명권과 건강권 보장이라는 점에서 2027년 개교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정부 차원의 결단을 촉구한다.

광주·전남은 지난 6·3대선에서 85%에 달하는 득표율로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그런 점에서 호남이 ‘여당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것은 마땅하다. 새 정부가 지역의 균형발전과 청년이 돌아올 수 있도록 광주·전남에 대한 애정을 듬뿍 쏟아붓기를 바란다.
최현수 기자 press2020@gwangnam.co.kr         최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58444987517637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9월 21일 23:4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