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스타스테크

불가사리 추출 '친환경 제설제' 개발...북미시장 개척
ECO-ST, 부식률 0.8%로 차량·도로 피해 최소화
고상·액상 제설제 모두 혁신제품·신기술 인증 확보
순천 공장 등 가동하며 ESG·원료 국산화 거점 마련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5년 10월 12일(일) 18:04
불가사리 친환경 제설제 ECO-ST2
㈜스타스테크 공장에서 불가사리로 만든 제설제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불가사리로 제설제를 만든다고?”

처음 들으면 다소 의아해 할 수 있는 발상이다.

바다의 골칫덩이에 불과했던 불가사리가 어느새 겨울 도로의 해결사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화젯거리다.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급격히 번식, 어민들의 그물을 찢고 바지락과 전복을 먹어치우던 불가사리는 국제해양기구가 지정한 ‘10대 유해 해양생물’ 가운데 하나로, 정부가 매년 1300t~4000t 안팎을 수거해 소각 처리하지만 처리 비용만 늘어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었다.

㈜스타스테크(대표 양승찬)는 바로 이 버려지던 불가사리에 주목했다. 풍부한 아미노산과 사포닌, 다공성 구조체가 가진 성질을 연구해 ‘환경오염의 주범’을 ‘친환경 자원’으로 바꿔냈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제품이 친환경 제설제 ECO-ST1과 ECO-ST2다.

㈜스타스테크 순천공장
기존의 제설제는 염화칼슘과 소금이 주류였다. 눈을 녹이는 데는 탁월했지만 교량과 도로의 부식, 아스팔트 파손, 가로수 고사, 수질 오염까지 초래했다. 교량 보수와 도로 유지에 쓰이는 철강과 콘크리트는 또 다른 탄소배출의 근원이 되면서 지자체 재정에도 부담을 줬다. 스타스테크의 ECO-ST는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는 데 주력했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다공성 구조체가 염화이온을 흡착해 부식을 억제했고, 공인기관 실험 결과 부식률은 0.8%로 물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친환경제설제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교량과 가드레일, 아스팔트 포장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친환경제품은 흔히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ECO-ST는 예외다. 기존 제품과 비슷한 단가를 유지하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뛰어나다. 게다가 스타스테크는 이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제조 과정에서 화석연료가 아닌 자연 유기폐기물을 활용하고 추가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해 탄소 저감 효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차량 부식과 도로 파손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ECO-ST의 가치는 25㎏ 한 포대당 약 70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친환경이라는 명분뿐 아니라 경제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ECO-ST는 ESG와 경제성을 동시에 잡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 추출 성분을 활용한 제설제를 고체형에서 액상형으로 확장하며 기술력을 한층 강화했다.

신제품 ECO-ST SL1은 이미 혁신제품과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 인증을 획득해 공공조달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제품은 불가사리 추출 성분을 통해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에서 발생하는 염화이온을 흡착하고, 불가사리 골편과 부식방지제의 상호작용으로 기존 대비 29배 향상된 부식 억제력을 보여준다.

동시에 염화나트륨 대비 압도적인 융빙 성능을 입증해 혹한의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제설 효과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스타스테크는 국내 친환경제설제 업체 중 유일하게 고상과 액상 제설제 모두 혁신제품과 신기술 인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시장 내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한다.

㈜스타스테크가 취약 계층을 돕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NGO 지파운데이션에 해외 농산물 재배 강화를 위한 1억 7000만원 상당의 액상비료를 기부했다.
공인 실험 결과, 콘크리트 파손율은 기존 염화나트륨 대비 20% 수준으로 개선됐고 콘크리트 동결융해 저항성도 10% 이하로 낮아져 도로와 교량의 장기적인 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을 넘어 사회적 비용 절감과 인프라 자산의 효율적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타스테크의 출발은 양승찬 대표의 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1995년생인 양 대표는 경기과학영재학교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를 거친 인재였다. 강원도 인제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폭설 속 제설 작업의 비효율과 환경 문제를 직접 겪으며 불가사리를 원료로 한 제설제 아이디어를 군 동기들과 함께 국방 창업경진대회에 출품해 국방부장관상과 참모총장상을 받았다.

전역 후 부모가 내어준 4000만원과 상금 등을 종잣돈으로 삼아 2017년 스타스테크를 설립했고, ‘쓰레기로 환경을 구하자’라는 비전을 내걸었다. 창업 초기 불가사리를 들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자원을 찾는다’는 도전 정신은 오히려 기업의 정체성이 됐다.

제설제 사업은 계절적 한계가 뚜렷하다. 스타스테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불가사리 100% 업사이클링 모델을 구축했다.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화장품 원료 ‘페넬라겐’으로 개발돼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 공급되고, 자체 브랜드 ‘라보페’를 런칭했다.

㈜스타스테크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예비 오션스타 기업’에 선정됐다.
콜라겐 추출 후 남는 폐액은 액상 비료로 재활용돼 병충해 저감과 작물 면역력 강화에 효과를 보이며 일부 농가 실증사업과 개발도상국 원조,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불가사리라는 원재료를 남김없이 활용해 순환경제를 완성하려는 집념이 여기 담겨 있다.

스타스테크는 연구개발을 넘어 제조 기반까지 다졌다. 2023년 충남 당진에 55억원을 투자해 7700㎡ 규모의 공장을 세웠고 전남 순천에도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제설제 생산뿐 아니라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인산을 재생 인산으로 전환하는 공정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폐인산을 재생 인산으로 바꾸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부식방지제 원료의 국산화와 ESG 컨소시엄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력에 비해 성과는 눈부시다. 설립 8년 만에 국내 제설제 시장 점유율 1위, 연매출 300억원 달성, 국무총리 표창과 환경부장관상 수상, 산업부 예비 그린유니콘 선정, 조달청 혁신제품 및 우수제품 인증,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 해수부 신기술 인증 등 각종 공인기관의 인정을 받았다.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2
제품은 일본, 미국, 몽골, 중앙아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캐나다 교통부 인증을 받아 고속도로 제설에 공식 사용되고 있다. 해외 매출은 연 100만 달러 이상으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스타스테크는 매년 3만t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며 기후기술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국내 인증제도의 한계로 친환경제설제의 환경 등급 구분이 미비하고 지자체별 도입률 차이도 크다. 수도권 주요 도로에서는 사용률이 높지만 지역은 여전히 낮다.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는 “창업 초기에 내걸었던 ‘쓰레기로 환경을 구하자’라는 문구는 이제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라는 글로벌 화두와 맞닿아 있다”며 “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제설제 사용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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