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시즌 결산-상] 불안정한 마운드…팀 승리 지키지 못했다

전반기 외국인 원투펀치 호투에도 불펜은 부진
부상자 속출에 균형 깨져…정해영 등 뒷문 붕괴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5년 10월 13일(월) 18:01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
양현종
KIA타이거즈의 2025년 시즌이 막을 내렸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올 시즌 시작부터 험난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MVP 김도영의 햄스트링 부상을 시작으로 김선빈, 나성범, 황동하, 곽도규 등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 악재가 계속되면서 팀 순위는 4월 최하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시즌 시작 전 절대 1강으로 선정, 2년 연속 대권을 노리던 팀의 성적이라기엔 초라했다. 물론 반등은 있었다. 백업 선수들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6월 한 달간 승률 1위를 달성했다. 7월에는 잠시 2위까지 오를 정도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후반기 또다시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고, 선발과 불펜 모두 부진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어 팀 타선마저 침묵하며 결국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65승 4무 75패(승률 0.464)로 8위에 머문 KIA의 올 시즌을 분석해본다.



올 시즌 KIA타이거즈의 마운드는 그야말로 불안정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4.66으로 10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렀다. 안타는 1316개를 허용하며 키움히어로즈(1447피안타), kt위즈(1362피안타), 롯데자이언츠(1351개) 이어 가장 많았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역시 1.43으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고타저 흐름이었던 올 시즌 KBO리그에서 KIA가 부진했던 이유는 결국 마운드의 영향이 컸다.

사실 KIA의 마운드는 올 시즌 시작 전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다.

먼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부문 1위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49.1이닝 12승 5패 138탈삼진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하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투수다. 이어 시속 150㎞대의 강한 구위를 앞세워 MLB에서 활약했던 아담 올러와 총액 1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마쳤다.

이의리의 부상으로 공백이었던 선발 자리는 김도현이 대신했다. 또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던 철벽 불펜은 장현식을 제외하고 그대로 유지됐다. 장현식의 빈자리는 트레이드 최대어로 꼽혔던 조상우가 채웠다.

실제 3월 KIA의 선발진은 호투를 펼쳤다.

제임스 네일은 2경기 11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리그 최상위급 활약을 선보였다. 새로운 외인 투수 아담 올러는 2경기 11이닝 9피안타 11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난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2경기 11이닝 평균자책점 4.09)과 5선발 김도현(1경기 6이닝 평균자책점 0.00) 또한 역투했다.

문제는 불펜이었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력이었으나, 역전당하는 경기가 많았다.

3월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8.07을 기록했다. NC다이노스(8.13) 다음으로 압도적인 수치다.

필승조로 활약했던 전상현은 평균자책점이 10.13까지 치솟았다. 이외에 이준영(6.75), 황동하(6.43), 곽도규·임기영(이상 27.00) 등 주축들이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마무리 정해영(9.00)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조상우와 최지민이 평균자책점 2.45로 선방하는 듯했으나,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4월부터는 각종 부상 악재가 터졌다.

시작은 곽도규였다. 왼쪽 굴곡근 손상 소견을 받았던 그는 이후 정밀 진단에서 팔꿈치 인대까지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와 결국 왼쪽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결국 시즌 아웃.

이후 5월에는 황동하가 전열에서 이탈했다. SSG와의 경기를 위해 인천 원정 숙소에 머물렀던 그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요추 2번과 3번 횡돌기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시즌 막바지에서야 복귀했다.

그럼에도 6월 깜짝 반등을 이뤄냈다. 이달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위(3.74), 불펜진은 2위(3.10)에 올랐다.

특히 전상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KBO 역대 19번째 통산 100홀드의 금자탑을 쌓았다. 여기에 2년차 신예 성영탁이 17.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신인 최다 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루키 이호민 또한 활약을 펼치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전반기 막바지 다시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다. 6월 25일 외인 올러가 팔꿈치 통증으로 장기간 이탈한 뒤 뒤늦게 복귀했다. 7월 10일에는 윤영철이 왼쪽 팔꿈치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았고, 이후 수술을 결정하면서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결국 후반기 선발과 불펜 모두 균형이 무너졌다.

네일을 제외한 선발진은 모두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마무리 정해영과 조상우의 부진은 치명적이었고, 성영탁 등 일부를 제외한 계투진 모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후 9월 12일 김도현이 팔꿈치 염증으로 시즌아웃 됐고, 이어 18일 네일이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하면서 가을야구의 꿈이 무너졌다.

선발이 후반기 힘을 쓰지 못하고, 불펜은 불안함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팀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다가오는 2026시즌 KIA의 마운드는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토종 선발진들은 물론 불펜 전반에 걸쳐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투수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야 외국인 투수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부상 역시 경계해야 한다. 선수단의 철저한 관리와 컨디셔닝 프로그램 점검이 시급하다.

KIA의 내년 반등은 마운드가 얼마나 단단해지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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