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업대출 부동산업 ‘쏠림’…고성장산업은 외면 부동산업 2015~2023년 3조9253억 증가…전국 대비 "전기전자·정밀기기·정보통신업 등 대출지원 확대를"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2025년 10월 15일(수) 16:47

광주지역 2019~2023년 대출 비중 증가폭 상위 5개 산업

광주지역 신규 기업대출이 부동산업에 과도하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높은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정보통신 등 고성장산업에 대한 대출이 확대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내놓은 ‘광주지역 기업 대출의 산업별 구성 현황과 배분 효율성 분석’에 따르면 2015~2023년 광주지역 기업대출 증가율은 68.2%로, 같은 기간 명목 GRDP 증가율(39.3%)을 웃돌았다. GRDP 대비 기업대출의 비중은 2015년 46.9%에서 2023년 56.7%까지 올라 전국 광역지자체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광주지역 기업대출 증가액의 32.9%는 부동산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산업도 부동산업(6.9%p)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부동산업 대출 비중 증가 폭은 전국(5.4%p)을 상회했다.

광주지역의 산업별 대출집중도는 부동산업(2.65), 도·소매업(1.67)은 높은 반면 정보통신업(0.25)과 사업서비스업(0.28)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전국 평균(각각 0.58·0.40)과 비수도권 광역시 평균(각각 0.47·0.37)을 밑돌았다. 대출집중도는 대출 비중과 부가가치의 상관관계로 1보다 크면 부가가치에 비해 대출이 과다하게 이뤄졌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광주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금융·보험업(401.9%)과 사업서비스업(204.1%), 부동산업(140.6%) 순이었으나 증가액은 부동산업이 3조9253억원으로 금융·보험업(1519억원), 사회서비스업(3955억원)을 압도했다.

이 기간 전국적으로 기업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정보통신업으로, 184.5%에 달하면서 광주와 대비됐다. 광주의 정보통신업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71.0%에 그쳤다.

기업대출 총액이 급증한 2019~2023년 중 산업별 대출 비중 변화를 살펴보더라도 전국적으로 금융·보험업(+1.4%p), 정보통신업(+1.0%p) 등의 대출 비중 증가 폭이 부동산업(+0.5%p)을 웃돈 반면 광주에서는 부동산업의 대출 비중 증가폭(+2.6%p)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에서 노동생산성(1인당 부가가치)의 수준이 가장 높은 산업은 부동산업이었으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로 매우 낮았다.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정보통신업 등은 노동생산성의 수준과 증가율 모두 전체 산업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즉,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정보통신업 등이 생산성 수준이 높고 증가율도 우수한 고성장산업임에도 기업대출이 확대되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지표를 토대로 보고서에서는 고성장산업에 대한 대출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지속적인 지역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자원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광주지역 기업대출이 고성장산업에 더 많이 배분되지 않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또 국내 금융기관이 담보 위주 심사에서 한 단계 나아가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보증 등 정책적 지원 강화, 기업의 정보공개 확대 및 비정형 데이터의 DB화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지역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고성장산업에 자금 배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방식 전환과 정책적 유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